야구대표팀 선발 구상 ‘대만은 박찬호, 일본은 류현진’

  • 입력 2007년 11월 14일 1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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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전은 박찬호, 일본전은 류현진’

올림픽 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이 일차적으로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구도다.

12월 1일부터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아시아예선에 출전하는 한국팀의 목표는 1위로 올림픽 본선 행 티켓을 손에 넣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홈팀 대만은 물론 아시아 최강 일본을 모두 잡아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통하지 않는 만큼 두 경기 모두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당연히 대만과 일본전 선발은 대표팀에서 최고의 구위를 가진 두 명의 투수가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로서는 대만전은 박찬호 혹은 류제국, 일본전은 류현진이 유력하다.

우선 메이저리그 100승의 관록을 자랑하는 박찬호는 예전과 같은 강력한 구위는 아니지만 맞춰 잡는 능력이 경지에 오른 느낌이다. 국내에서 열린 두 차례의 평가전에 출전한 박찬호는 오랜 투구 공백에도 불구하고 총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위력을 뽐냈다.

아무래도 박찬호같은 노련한 투수가 정교함에서 떨어지는 대만 타자들을 상대하기 수월하다. 또한 장타이산-첸진펑-펑정민으로 이루어진 대만의 중심 타선은 우 타자 일색인 만큼 좌투수보다는 우투수인 박찬호나 류제국이 한결 유리하다.

일본전은 예상대로 국내파 넘버원인 류현진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표팀 선발 후보 중 구위 자체에서 류현진을 능가하는 투수가 없는데다 좌타자가 즐비한 일본타선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좌완 류현진이 제격이다. 류현진 본인도 일본전 선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선발 예상은 매우 유동적이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통해 치러질 총 7차례의 연습경기에서 투수들이 얼마만큼 페이스를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선발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12월 1일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 류현진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류현진은 대만보다는 일본전에 최적화 되어 있고 현재 다른 투수들보다 오히려 페이스가 늦어 김경문 감독의 발언은 일종의 ‘연막’일 수 있다.

또한 박찬호와 류현진, 류제국 등 기존 선발 후보들이 오키나와에서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할 경우 제 3의 인물이 대만이나 일본전 선발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월부터 몸을 만들어 현재 가장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좌완 장원삼이나 노련한 전병호 정도가 활용될 수 있는 조커로 거론된다. 오승환, 정대현, 한기주 등 구원투수 자원이 풍족한 만큼 선발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물량공세로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확실히 현재 한국대표팀의 마운드는 프로 선수들이 참여했던 역대 대표팀과 비교해 그다지 강하지 못한 현실이다. 특히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당시 활약했던 해외파 김병현과 서재응의 불참은 매우 아쉬운 부분. 또한 일본전을 대비해 좌완투수들을 대거 합류시켰으나 정작 국제대회 ‘일본킬러’였던 구대성이나 현재 컨디션이 좋은 SK 김광현이 빠져있어 아쉬움이 크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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