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메이커의 ‘꿈 만들기’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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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07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해 세계적인 건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서행준(왼쪽에서 두 번째)이 선두 그룹인 케냐 선수들의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경주=원대연 기자
동아일보 2007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해 세계적인 건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서행준(왼쪽에서 두 번째)이 선두 그룹인 케냐 선수들의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경주=원대연 기자
서행준, 경주마라톤서 선두그룹 질주… 기대주로 떠올라

“저 선수 잘 뛰는데…누구지?”

TV를 통해 21일 경주에서 열린 동아일보 2007 경주국제마라톤대회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레이스 초반 잠시 흥분했다. 출발 총성과 함께 선두 그룹으로 나선 뒤 2시간 6∼8분대 기록을 보유한 세계적인 건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국내 선수가 있었기 때문. 그 선수는 16km 지점까지 선두를 유지하다 20km 지점에서 경기를 마쳤다.

남자 선두 그룹 페이스메이커로 나서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한 건국대 2학년 서행준(20)은 아직 풀코스 완주 경험이 없다. 건국대 황규훈 감독이 1, 2학년 때는 완주를 금지해서다.

“마음 같아서는 끝까지 뛰어 보고 싶었는데 페이스메이커로 나왔기 때문에 참았죠.”

165cm, 48kg의 체격을 가진 서행준은 전남체중에 일반 학생으로 입학했다. 처음 시작한 종목은 800m. 이후 1500m 이상으로 주 종목을 바꿨고 배문고 시절 전국체전 1500m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전국체전 1만 m 우승에 이어 올해는 하프마라톤에서 정상에 오르며 장거리 기대주로 떠올랐다.

“여름에 케냐 고지로 전지훈련을 다녀왔어요. 전국체전에서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대학 2학년. 하지만 서행준은 그 흔한 휴대전화도 없다.

“운동하다 보면 전화할 일도 별로 없어요. 내년부터는 풀코스를 뛸 수 있으니까 겨울에 열심히 훈련해야죠. 내년 3월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첫 완주를 하게 될 것 같아요.”

서행준은 벌써부터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경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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