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트로이카’ 최경주-최광수-강욱순 9년만의 맞대결

  • 입력 2007년 10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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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경기 후 리더보드를 슬쩍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이름 옆에서 낯익은 선배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였다.

‘독사’ 최광수(47·동아제약)와 ‘필드의 신사’ 강욱순(41·삼성전자).

1990년대 후반 국내 필드의 트로이카였던 이들이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우정 어린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12일 경기 용인시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에서 열린 제23회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

최경주는 10번홀에서 티오프해 1번홀(파4)에서 티샷 OB로 더블보기를 한 것을 비롯해 정교하던 샷이 흔들리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단독 선두(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를 지켜 1타 차 공동 2위인 최광수, 강욱순과 13일 3라운드를 같은 조로 치르게 됐다.


촬영: 김종석 기자

최경주는 1996년과 1997년 한국프로골프(KPGA) 상금왕에 등극했고 1998년 최광수에 이어 1999년 강욱순이 그 자리에 올랐다. 최경주가 미국 무대에 진출한 2000년과 2001년 다시 최광수가 상금 1위에 복귀한 뒤 2002년에는 강욱순이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랬던 이들이 동반자가 된 것은 1998년 SK텔레콤클래식 최종 라운드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9타 차 선두로 챔피언 조를 시작한 최광수는 최경주 강욱순과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이 4언더파 68타를 쳤다. 당시 최광수는 생애 최저타인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최경주와 강욱순은 공동 2위.

최경주는 “내가 미국에 있던 8년을 빼면 2년 만의 재회가 아니냐(웃음). 그만큼 세월이 빨리 갔다. 코스가 어려운데도 이렇게 만난 걸 보면 노련미와 연륜은 무시할 수 없다. 3명 모두 개성이 강한 만큼 1998년을 기억하면서 열심히 재미있게 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막판 4연속 버디를 낚으며 순위를 끌어올린 강욱순은 “강자들을 만나 떨린다(웃음). 옛날 생각을 떠올리며 멋진 라운드를 하겠다”고 다짐했으며 최광수 역시 “내겐 좋은 추억이 있는 멤버”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용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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