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퓨릭 어설픈 스윙?…“그린 적중률 5년 내내 톱10에”

  • 입력 2007년 10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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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스윙 폼에 거리마저 짧다면 골프장에서는 흔히 좌절을 느끼기 쉽다. 그런 주말 골퍼에게는 그가 ‘희망의 전도사’라도 될 것 같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간판 스타’ 짐 퓨릭(37·미국). 신한동해오픈 출전을 위해 8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퓨릭은 ‘8자 스윙’으로 유명하다.

186cm, 84kg의 훤칠한 체구지만 팔이 길고 어깨가 좁은 체형이라 백스윙과 다운스윙의 궤적이 달라서 클럽을 휘두를 때마다 ‘8’자를 그린다. 그렇다 보니 파워히터와는 거리가 먼 대표적인 ‘짤순이’로 불린다. 유명 골프 해설가 데이비드 페허티 씨는 퓨릭의 스윙을 ‘나무에서 떨어지는 문어 모양’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1994년 PGA투어 데뷔 후 2003년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우승을 비롯해 통산 13승을 올리며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금 2위에 오르며 평균 최저타 선수에게 주어지는 바든 트로피를 받았고, 올 시즌에도 12일 현재 세계 랭킹 3위, 상금 랭킹 7위(415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퓨릭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80야드 안팎으로 최근 5년 동안 130위 안에 든 적이 없다. 페어웨이에서는 남보다 먼저 쳐야 하지만 정확도만은 최상의 수준이라 ‘정글’과도 같은 필드에서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드라이버 정확도와 그린 적중률은 지난 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1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고교 시절 농구 유망주이기도 했던 퓨릭은 골프장 헤드프로였던 아버지 마이크 씨와 함께 정통이 아니라는 주위의 비난 속에서도 독특한 스윙을 개발했다. 한때 스윙 교정을 고민했으나 자연스럽게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여전히 ‘8자 스윙’을 유지하고 있다. 골프 교과서에서 찾아보기 힘들 만큼 어설프지만 완벽한 임팩트를 구사하는 게 특징.

양찬국 스카이72GC 헤드프로는 “퓨릭의 스윙은 올라간 길로 내려와야 한다는 전통적인 이론과 거리가 멀지만 효율적인 임팩트의 준비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촬영: 김종석 기자

짐 퓨릭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근 주요 기록
2002년2003년2004년2005년2006년 2007년(12일 현재)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271.8야드(173위)281.3야드(131위)부상 결장280야드(170위)281.9야드(159위)279.9야드(170위)
드라이버 정확도77.6%(3위)75.7%(4위) 68.1%(31위)73.9%(8위)74.3%(3위)
그린 적중률71.7%(2위)70.3%(6위) 69.8%(7위)70.7%(4위)69.4%(4위)

■ 짐 퓨릭의 팁

짐 퓨릭은 골프매거진 10월호에서 그린 적중률을 높이는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했다.

우선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기 위해 드라이버를 7번 아이언처럼 하라고 권유했다. 일반적인 프로보다 훨씬 높은 10.5도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쓰는 퓨릭은 페어웨이를 지키려면 드라이버 샷의 거리를 파악한 뒤 티샷에 앞서 구체적인 타깃을 설정하고 스윙의 속도를 낮추라고 말한다. 연습장에서 반 박스 정도 7번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똑같은 스윙 감각과 템포로 번갈아 치다 보면 드라이버의 스윙 속도를 낮추는 것이 공을 정확히 때려내는 데 도움이 되며 거리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게 그의 얘기.

150∼200야드를 남기고 그린을 공략할 때는 확률이 높은 샷을 구사해야 적중률도 높아진다고. 예를 들어 7번 아이언을 완벽하게 쳤을 때 165야드를 보낼 수 있다면 6번 아이언으로 4분의 3 스윙을 하는 게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퓨릭은 하이브리드 클럽 지지자라고 스스로를 표현한다. 하이브리드는 공을 페어웨이 우드만큼 멀리 날려 주면서도 샤프트 길이가 짧아 제어하기 쉬워 200야드 이상의 남은 깃대를 공략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때는 아이언과 같은 로프트를 구하기보다는 같은 거리의 제품을 구입하는 게 좋다.

전현지 전 골프대표팀 코치는 “퓨릭은 하이브리드 클럽을 잘 칠 수밖에 없는 스윙을 하고 있다. 허리에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지만 정확성을 위주로 스윙하는 사람들이라면 높은 탄도와 백스핀을 위해서 따라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도움말=양찬국 스카이72GC 헤드프로, 전현지 전 국가대표 코치·티 골프스튜디오 이사)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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