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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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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열린 2007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17분 29초로 7위를 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7·삼성전자·사진). 그는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때문에 레이스가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결국 스피드 싸움에서 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레이스 출발 때 섭씨 24도에 습도 86%였고 결승점 골인 때는 30도가 넘어 더위에 고생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얘기다.
이봉주는 출발 후 15km까지는 선두 그룹이 5km당 15분 40초(보통 15분∼15분 10초 페이스)가 넘는 늦은 페이스로 달려 잘 따라갔는데 16km부터 선수들이 스피드를 올리는 바람에 19km 지점부터 떨어졌고 결국 하프에서 선두와 30초 이상 차이가 나면서 뒤로 처지기 시작했다.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봉주가 더위에는 강하다. 봉주의 전성기 때 스피드를 되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전성기 때 5km를 15분에 달렸다.
결국 이봉주가 시카고와 비슷한 더운 날씨에 평탄한 코스에서 열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피드를 전성기 때로 끌어올리는 과제가 남게 됐다. 오 감독은 이봉주가 3월 열린 2007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8회 동아마라톤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 최고 기록(2시간 7분 20초)에 근접하는 2시간 8분 04초로 우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스피드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봉주는 9일 귀국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올림픽 금메달 사냥’ 준비에 들어간다.
한편 대회 조직위원회는 올해로 30회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 평년 기온을 크게 웃도는 최고 섭씨 31도의 ‘찜통더위’ 때문에 마스터스 참가자 1명이 숨지고 350여 명이 병원으로 실려 가는 불상사가 잇따르자 사상 처음으로 마스터스 부문 레이스를 중단시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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