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심판 쿠데타’… 허운 등 26명 “보이콧”

  • 입력 2007년 7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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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6년 역사상 초유의 ‘심판 쿠데타’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 파동의 주동자로 알려진 허운 심판이 후반기 개막 하루 전인 19일 자신을 따르는 심판을 동원해 경기를 보이콧할 의사를 밝힌 것.

허 심판은 이날 자신을 지지하는 심판 25명과 서울 서초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 경기 전까지 우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1, 2군 심판 26명이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허 심판은 “이번 사태는 하일성 총장이 부임한 지난해 5월 당시 김호인 심판위원장 아래에 심판차장 직을 신설하고 이유 없이 1군 팀장들을 바꾸겠다고 하면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 조종규 심판차장, 바뀐 1군 팀장들과 허 심판 진영의 20여 명 사이에 파벌이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하 총장 책임이라는 것.

허 심판은 KBO의 원칙 없는 행정 때문에 경질된 김 전 위원장이나 각서 파동의 주도자인 자신이 모두 피해자가 됐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따라 허 심판과 그를 따르는 심판 등 26명은 20일 경기 전까지 반대파로 알려진 조 차장 등 나머지 심판 12명 중 한쪽을 선택할 것을 KBO에 요구했다.

그러나 KBO는 허 심판 진영의 집단행동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상일 본부장은 “김 전 위원장을 전격 경질한 것은 신 총재의 지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항명 파문으로 2군에 내려갔다가 최근 1군에 올라온 허 심판의 행동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나머지 심판으로라도 후반기 프로야구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 4심제로 운영되는 심판진을 3심제로라도 운영하겠다는 것.

KBO는 이와 관련해 20일 오전 공식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1996년에 이어 11년 만에 400만 관중 돌파를 꿈꾸던 프로야구는 심판의 세력 싸움과 KBO의 안일한 인사 정책으로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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