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도 이런 망신이…바레인에 어이없는 역전패

  • 입력 2007년 7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고개 숙인 한국 축구.’ 한국의 김정우(왼쪽)와 강민수가 약체 바레인에 충격의 1-2 역전패를 당한 뒤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고개 숙인 한국 축구.’ 한국의 김정우(왼쪽)와 강민수가 약체 바레인에 충격의 1-2 역전패를 당한 뒤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2003년 오만戰 악몽 이어 ‘마찰라의 저주’ 되풀이

다시 ‘마찰라의 저주’인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 한국이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D조 2차전에서 100위 바레인에 1-2로 역전패했다. 47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했던 한국은 1무 1패로 승점 1점에 그쳐 조 최하위가 돼 8강 토너먼트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이로써 한국은 바레인전 통산 9승 3무 2패가 됐다.

한국은 18일 홈팀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8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이기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이 비기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탈락한다.

한국은 전반 3분 만에 수비수 맞고 튀어 오르는 공을 김두현이 발리슛으로 연결시켜 선제골을 뽑았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43분 미드필드에서 바레인 측이 한 번에 길게 넘긴 공을 수비수들이 막지 못해 바레인의 살만 이사에게 동점골을 내주었다.

한국은 후반 초반 파상 공격을 펼쳐 몇 차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맞았으나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이동국의 20m 드리블 후 강슛과 문전 앞 혼전 중 날린 이천수의 슛이 간발의 차로 비껴나가거나 골문을 지키던 수비수들의 발에 걸렸다. 한국은 오히려 후반 39분 바레인의 이스마엘 압둘라티프에게 역전골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 전 바레인의 밀란 마찰라 감독은 “1996년 쿠웨이트 감독 시절과 2003년 오만 감독 시절에도 한국을 이긴 적이 있다”며 과거 한국과의 승부에서 행운을 경험했던 기억을 말했다. 한국은 2003년 아시안컵 예선에서 마찰라 감독이 지휘하는 오만에 1-3으로 패하며 ‘오만 쇼크’를 겪었다. ‘오만 쇼크’는 당시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 대표팀 감독이 사임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한국의 핌 베어벡 감독은 “4강에 들지 못하면 사임을 고려하겠다”며 거취를 밝힌 바 있다. 한국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베어벡 감독의 사퇴 논의가 일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다시 한 번 마찰라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의 거취에 민감한 영향을 주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이날 이동국과 이호 등을 선발 출전시켰지만 이들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결국 베어벡 감독은 이호와 이동국을 빼고 김정우와 조재진을 교체 투입했지만 패배를 겪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선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2-1로 꺾고 1승 1무(승점 4점)로 조 1위가 됐다.

자카르타=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D조 순위표
순위승점
사우디아라비아110324
바레인101333
인도네시아101333
한국01123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