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챔프 자존심 지킨 ‘노장 투혼’…성남 남기일 극적 동점골

  • 입력 2007년 7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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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의 남기일(가운데)이 2007 피스컵코리아 볼턴 원더러스와의 개막전에서 후반 42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 일화의 남기일(가운데)이 2007 피스컵코리아 볼턴 원더러스와의 개막전에서 후반 42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기 땐 노장이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성남 일화의 ‘베테랑 조커’ 남기일(33)이 그랬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와의 2007 피스컵코리아 국제축구대회 A조 첫 경기.

남기일은 0-1로 뒤진 후반 42분 극적인 동점골을 낚아 K리그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박광민이 왼쪽 엔드라인 쪽을 파고들며 찔러 준 볼을 골 지역 정면을 파고들며 왼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10명과 싸우고도 질 뻔한 경기를 무승부로 만든 한 방이었다.

성남이 남기일의 동점골 덕택에 볼턴과의 피스컵 개막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1874년 창단된 볼턴은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은 4번 우승했지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해보지 못한 중하위권 팀. 그러나 ‘살아 있는 철인’ 게리 스피드를 비롯해 프랑스 대표 출신 니콜라 아넬카, 세네갈 대표 출신 엘하지 디우프 등 세계적인 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데다 김두현과 최성국 등 주축 선수 5명이 국가대표로 차출된 성남으로선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성남은 경기 초반부터 패기로 몰아붙여 경기를 주도했다. 2006∼2007시즌을 마친 뒤 휴가를 즐기다 최근에 소집돼 몸이 무겁고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은 볼턴의 수비라인을 브라질 용병 모따와 이따마르, 김민호 등이 수차례 파고들며 찬스를 만들었다.

성남은 후반 8분 이따마르를 마크하던 볼턴 수비수 니키 헌트가 거친 파울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세 속에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후반 33분 잉글랜드 청소년대표팀 출신 주장 케빈 놀런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성남은 반격에 나섰지만 전형적인 4-4-2 포메이션으로 나온 볼턴은 흔들림이 없었다. 아넬카와 디우프 등 주축 선수가 빠졌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스피드의 지휘 속에 안정된 수비와 기습 공격으로 성남에 맞섰다.

이런 패배의 위기 속에 1997년 프로에 데뷔해 K리그 258경기에서 38골 32도움을 기록한 남기일의 한 방이 터진 것이다. 벤치를 지키다 후반 ‘조커’로 투입된 남기일이 멋진 인상을 심어준 골이었다.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멕시코의 치바스 과달라하라가 스페인의 라싱 산탄데르를 5-0으로 꺾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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