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요미우리 이적후 첫 2군행 ‘충격’…무거운 李방망이

  • 입력 2007년 7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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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1·요미우리)이 계속된 부진과 부상 끝에 스스로 2군행을 선택했다. 지난해 요미우리 이적 후 처음 2군으로 내려간 것.

요미우리 홈페이지는 12일 이승엽이 왼손 엄지 통증으로 2군행을 자청했다고 전했다. 이승엽은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2군행을 허락했다. 팀이 중요한 시기에 2군에 내려가 미안하지만 복귀한 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79경기에 나가 타율 0.254에 15홈런 42타점으로 4번 타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아베 신노스케에게 두 번씩이나 4번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 거포 본색 찾아야

스포츠 호치와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은 이날 이승엽이 2군으로 내려갔다고 크게 보도했다. 이승엽이 왼쪽 어깨 통증으로 시즌 초반부터 계속 부진해 지난해 4번 타자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

하라 감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승엽은 붙박이 4번 타자”라고 극찬했다. 올해 이승엽을 6번으로 내리면서도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을 느낀다. 그가 돌아와야 요미우리가 정상 궤도에 오른다”며 계속 기회를 줬다.

그러나 하라 감독은 이승엽이 부상이 회복될 때까지 2군에 내려가겠다고 요청한 것을 받아들였다. 이승엽이 2군에서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준 셈이다.

○ 2군행은 약이 될 것

이승엽의 2군행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일본 진출 첫해인 2004년 5월 10일 롯데에서 처음 2군으로 떨어졌다. 이듬해에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없이 20타수 1안타(타율 0.050)를 기록하며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올해는 시즌 초부터 왼쪽 어깨 통증이 계속되면서 완벽한 스윙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수술한 왼쪽 무릎에도 힘이 실리지 않아 특유의 총알 타구가 크게 줄었다. 이승엽은 5월에 외다리 타법 대신 오른 다리를 들지 않고 타격 타이밍을 잡는 변신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2005년 이승엽의 타격 자세를 교정해 준 김성근 SK 감독은 요미우리 2군에 있는 김기태 코치에게 “승엽이가 기대려고 하면 절대 받아 주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의 이번 2군행은 롯데 때보다 훨씬 충격이 클 것이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자신을 다스려야 타격감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스로 2군에서 부활을 준비하는 이승엽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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