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의 함성…미스터&미즈코리아 선발대회 현장

  • 입력 2007년 6월 22일 02시 58분


코멘트
구릿빛 피부의 팔등신 남녀들. 팔과 가슴, 넓적다리 근육이 꿈틀댄다.

얼굴은 미소를 머금었지만 이를 악물고 있다. 온몸의 힘을 집중시킨 근육 사이로 열기가 뿜어 나오는 듯하다.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역도경기장에서 국내 최고의 ‘근육남녀’를 뽑는 ‘2007 미스터 & 미즈코리아 선발대회’ 예선 현장.

이번 대회에는 18세 고교생부터 62세 노인까지 200여 명이 참가했다. 미스터코리아는 9체급, 미즈코리아는 4체급. 각 체급 우승자 가운데 근육이 가장 균형을 이룬 이에게 미스터, 미즈코리아의 영예가 주어진다. 500여 명의 남녀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손과 발에 힘을 주며 몸짱들의 ‘육체미 경연’에 빠져들었다.

○ 나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

예선 참가자는 전국에서 ‘한 몸’ 한다는 사람들. 이들은 9명의 심판진 앞에서 최고의 몸을 선보이기 위해 한순간도 온몸의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심판진은 체급별 참가자들의 정면과 옆모습, 뒷모습을 훑어보며 각각 순위를 매겼다. 최고 순위와 최저 순위를 뺀 나머지 심판 7명의 순위를 평균 내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가 우승하는 방식이다.

참가자들 가운데 ‘한국 스포츠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던 고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의 손자며느리 오미경(42·경기 의정부시 빅토리헬스) 씨가 눈에 띄었다.

오 씨는 49kg 이하급 예선에서 20대 여성 못지않은 아름다운 근육을 선보였다. 그는 “하루에 6시간 운동했다. 경기를 앞두고 근육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밥 등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 씨는 천식을 고치기 위해 8년 전 달리기를 시작했고 1년 전부터 보디빌딩에 빠져들었다. 달리기와 근육 단련을 병행하면서 지금은 폐활량이 보통 사람보다 더 좋아졌다고 했다.

조준기(63·건축업) 씨는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 그는 “과다한 음주로 몸이 망가졌었는데 23년 전 보디빌딩을 시작하면서 건강과 젊음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남성 참가자들의 근육이 넓고 굵은 반면 여성의 근육은 작지만 곡선미가 돋보였다. 여성은 보디빌딩을 하면 가슴과 엉덩이가 작아진다고 한다. 근육은 커지고 지방은 빠지기 때문이다.

○ 더 치열한 무대 뒤

무대 뒤편 대기실은 본무대보다 더 뜨거웠다. 수백 명의 근육 남녀가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아령을 들면서 마지막 몸만들기에 한창이었다. 건강한 구릿빛 피부를 연출하기 위해 컬러크림과 오일을 발랐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창용찬 이사는 “보디빌딩은 음식을 조절하고 꾸준한 단련이 필요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온몸의 근육이 균형을 이루면 자연스럽게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는 22일 오후 1시부터 본선과 결선이 진행된다. 남녀 커플 및 시도별 단체전도 볼거리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