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150㎞대 트로이카 비교’ 야구인 15명에게 물어보니

  • 입력 2007년 6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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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많다. 그러나 150km가 넘는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다. 투수라면 누구나 던지고 싶어 하는 ‘시속 150km’는 투수들의 꿈이다.

150km가 넘는 공은 ‘불 같은 강속구’라 불린다. 미국에서는 강속구 투수를 ‘파이어볼러(불을 던지는 선수)’라고 한다. 현역 최고의 파이어볼러는 조엘 주마야(디트로이트)로 무려 104마일(167km)까지 기록했다.

최근 한국프로야구에도 유례없는 강속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KIA 마무리 투수 한기주는 5월 27일 SK와의 경기에서 159km를 전광판에 새겼다. 롯데 셋업맨 최대성은 158km, 삼성의 왼손 투수 권혁은 157km를 찍었다.

속도만으론 좀처럼 우열을 구별할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의 강속구를 눈앞에서 체험하는 선수와 기록원, 심판원 등 15명의 의견을 들어봤다(3명의 소속팀 선수는 제외).

변화구와 경기 운영 능력은 제외한 채 직구의 위력 하나만을 평가 대상으로 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명품 직구’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한때 최고의 배트스피드를 자랑했던 SK의 왼손 타자 김재현은 “셋 다 너무 좋아 누구를 찍어 얘기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들과 만나면 ‘아, 오늘은 힘들겠구나’란 생각이 먼저 든다”고 했다. 의견을 보류한 김재현을 제외한 나머지 14명 중 오석환 심판원, 양상문 LG 투수코치, 김동주(두산) 김태균(한화) 이숭용(현대) 등 8명이 권혁의 직구를 ‘넘버 원’으로 꼽았다. 공통된 의견은 왼손의 희소성과 높은 릴리스포인트(타점), 볼 끝의 묵직함과 역동적인 투구폼이었다.

오석환 심판원은 “기주랑 대성이의 공이 좀 가벼운 데 비해 권혁은 마치 대포알 같은 묵직한 공을 던진다”고 했다. 양상문 코치 역시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타점이 일품이다. 투수코치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타점”이라고 평했다. 김동주(두산)는 “날아 올 땐 비슷해 보여도 종속이 제일 좋아 치기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한기주는 윤혁 두산 운영팀 과장, 이진영(SK) 박용택(LG) 송지만(현대) 이범호(한화) 등 5명의 지지를 받았다.

박용택은 “무엇보다 공이 제일 빠르다. 평균 구속이 나머지 두 선수에 비해서 3∼4km는 빠른 것 같다”고 했다. 이진영도 “거의 모든 공이 150km를 넘으면서 낮게 들어오다 높은 공이 하나 들어오면 마치 하늘로 솟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고 말했다. 윤혁 과장은 “제구가 아래쪽에서 형성되는 데다 끝까지 끌고 와서 공을 던져서 공이 위로 솟는다”고 높이 평가했다.

최대성은 정성훈(현대) 1명에게서만 1위 표를 받았지만 높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최대성은 요즘 와인드업을 하지 않고 세트포지션으로만 공을 던진다. 와인드업을 하면 구속이 더 나올 수 있지만 제구력에 신경을 쓰기 위해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프로야구 강속구 3인방 선정 이유
이름뽑은 사람장단점
권혁(8표)김정준 전력분석팀장(SK), 오석환 이민호 심판원, 양상문 투수코치(LG), 김동주(두산) 조인성(LG) 김태균(한화) 이숭용(현대)왼손 투수의 희소성, 높은 릴리스 포인트, 묵직한 볼 끝, 역동적인 투구폼, 불안정한 제구
한기주(5표)윤혁 운영팀 과장(두산), 이진영(SK) 이범호(한화) 송지만(현대) 박용택(LG)빠른 스피드, 낮은 제구, 끝까지 공을 끌고 와 뿌리는 투구폼
최대성(1표)정성훈(현대)빠른 스피드와 흔들림 많은 공, 불안정한 제구

한국 프로야구 강속구 3인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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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삼성)

한기주(KIA)최대성(롯데)
시즌 최고 구속(구장)157km(문학)159km(문학)158km(문학, 사직)
홈구장 최고구속155km(대구)158km(광주)158km(사직)
구단 스피드건 최고구속155km156km158km
직구 평균 구속148∼149km153∼154km152∼153km
스피드는 스피드건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측정됨. 시즌 최고 구속과 홈구장 최고 구속은 전광판에 찍힌 속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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