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신과 최고령 ‘최상의 합작’ 신한銀 우승

  • 입력 2007년 4월 6일 0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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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신한은행 선수들이 이영주 감독을 헹가래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신한은행 선수들이 이영주 감독을 헹가래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m가 넘는 키에 100kg에 가까운 몸무게가 그리 가벼워 보일 수 없었다.

성큼성큼 큰 발걸음으로 코트 여기저기를 내달렸다.

국내 여자 농구 최장신 하은주(24·202cm)는 경기 내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표정은 밝았다.

그의 큰 손에는 맏언니 전주원(35)의 패스가 절묘하게 이어졌다.

하은주가 태어나던 1983년에 서울 선일초등학교에서 농구를 시작한 전주원은 양쪽 무릎을 두툼하게 감싼 검은색 보호대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했다. 쉴 새 없이 드리블했고 과감하게 던진 3점슛은 긴 포물선을 그리며 림 안에 꽂혔다.

11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올 시즌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하은주와 전주원.

그들이 마침내 신한은행을 사상 첫 통합 챔피언으로 이끌며 우승컵을 높이 치켜들었다.

신한은행은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끝난 여자 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에서 삼성생명을 69-62로 눌렀다.

정규리그 1위 신한은행은 3승 2패를 기록해 2004년 현대 인수 후 두 번째 정상에 섰다.

하은주는 10득점, 6리바운드를 올렸고 전주원 역시 10득점에 5어시스트.

37점을 퍼부으며 18리바운드를 잡아낸 신한은행의 태즈 맥윌리엄스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부상으로 중학교 때 일본에 건너가 귀화했던 하은주는 지난해 국내에 돌아와 국적을 회복한 후 맞은 첫 시즌에서 파란만장한 과거를 씻기에 충분한 우승 반지를 끼는 감격을 누렸다. 하은주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는데 오늘로 다 날아갔다”며 웃었다.

올해 들어 두 번밖에 엄마와 함께 못 잤던 세 살된 딸 수빈이의 응원 속에 아픈 무릎을 참아 가며 코트를 누빈 전주원도 승리의 눈물을 쏟았다.

우승 부담으로 불면증에 시달린 신한은행 이영주 감독은 “고생해 준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 이제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리그 우승팀 삼성생명은 2001년 이후 6년 만의 겨울리그 우승을 노렸으나 체력 저하가 아쉬웠다.

2쿼터를 35-32로 간신히 앞선 신한은행은 후반 시작과 함께 8연속 득점으로 43-32까지 앞선 뒤 4쿼터에서도 내외곽의 조화 속에 막판 추격을 따돌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챔피언 결정 5차전
1Q2Q3Q4Q합계
신한은행(3승 2패)1916221269
삼성생명(2승 3패)1517151562

▼ ‘독종 MVP’ 맥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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