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마라톤대회에 한국선수 첫 출전

  • 입력 2007년 3월 30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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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식 등록 마라톤 선수가 북녘 땅에서 사상 처음 레이스를 펼친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감독이 이끄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은 다음 달 8일 오전 북한 평양 시내 코스에서 열릴 '제20차 만경대상 국제마라손(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로 하고 방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단법인 남북체육교류협회는 30일 "만경대상 마라톤 조직위원회가 지난 28일 유선 상으로 남측 선수들의 대회 초청을 허가하겠다는 통지를 해왔다"며 "조직위가 공식 초청장을 보내오면 통일부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진행한 뒤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은 방북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다음 달 5일께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처음으로 북한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뛸 선수는 체육진흥공단 소속 베테랑 마라토너 제인모(31)와 길경선(26).

방북 선수단은 감독과 선수 2명, 임원 2명 등 5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앞서 남북체육교류협회 임원진은 이달 초 황영조 감독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만경대상 마라톤 조직위에 출전 의사를 밝혔고, 북한 최고의 마라톤팀인 4.25 체육단 관계자들과 협의를 하고 돌아왔다.

황 감독은 "그동안 남쪽에서 열린 국제 마라톤대회에 북한 선수가 출전한 적은 있었지만 북한에서 열린 대회에 우리 엘리트 선수들이 나간 적은 없었다. 이번 대회참가로 남북 마라톤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경대상 마라톤대회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을 기념해 매년 개최되는 국제대회로 올해에도 중국과 동유럽, 아프리카 선수들이 다수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강변을 질주하게 될 제인모는 2시간14분대 개인기록을 지닌 선수로 총 13회 풀코스 마라톤 완주 기록을 갖고 있고 1999년 춘천마라톤과 2004년 전주군산마라톤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여섯 번째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는 길경선은 2시간21분대 기록을 갖고 있고 이번 대회에서 2시간20분 벽 돌파를 노리고 있다.

한편 황영조 감독은 이번 대회 참가를 계기로 북한 마라톤 선수들과 합동훈련을 하는 계획도 추진하기로 했다.

황 감독은 "날씨가 더운 하절기에는 해발 1500m대 고지로 서늘한 기후를 보이는 북쪽 개마고원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겨울에는 남쪽 제주도에서 교차 훈련을 한다면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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