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농부의 아들서 호날두 프리미어리그 톱스타로

  •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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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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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령 아프리카 서북 해상의 작은 섬 마데이라. 농사꾼 아버지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본떠 아들의 이름을 지어줬다. 로널드의 포르투갈식 발음인 호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2·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가 바로 그다. 공 하나로 섬마을 골목길을 누비던 꿈 많은 소년은 어느새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최고 선수가 됐다.

○스피드-개인기 탁월… 골잡이 아닌데도 득점 2위

184cm, 75kg의 날렵한 몸매로 중앙과 좌우 가리지 않고 파고드는 놀라운 스피드. 100m를 전력질주하면서도 볼이 발에서 떨어지지 않는 테크닉. 수비에 막힐 땐 풍차 돌리기 페인트로 교묘하게 따돌리고 자로 잰 듯 찔러주는 패스….

소속팀 동료인 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웨인 루니(22)조차 “금세기 최고의 축구선수”라고 극찬을 했다. 주축 골잡이가 아님에도 올 시즌 16골로 리그 랭킹 2위. 지난해에는 12골을 넣었다.

20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구장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2006∼2007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8강 재경기에서도 호날두의 진면목은 그대로 나왔다. 특유의 빠른 드리블을 앞세워 좌우 사이드를 공략, 미들즈브러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후반 31분에는 왼쪽 엔드 라인을 파고들다 조너선 우드게이트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차분하게 성공시켜 팀의 1-0 승리를 주도했다.

○레알 마드리드 등 러브콜… ‘악동 이미지’ 약점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번 시즌 세계 최고의 선수는 호날두”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브라질 호나우두(31·AC밀란)와 호나우지뉴(27·FC 바르셀로나)의 전성기에 비해선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한 위원은 “축구 황제로 불리려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월드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방진 말투와 행동도 약점. 이날 페널티킥을 얻을 때 넘어진 게 ‘할리우드 액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자 호날두는 “내가 너무 잘났기 때문에 나오는 시샘”이라고 받아쳤다. 그라운드에서도 늘 상대를 자극하는 말로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호날두의 나이는 이제 22세. 호나우두와 호나우지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맨체스터 연봉의 두 배인 약 114억 원을 주겠다”며 ‘러브 콜’을 보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성 후반 교체투입… 동국 결장으로 맞대결 무산

한편 이날 박지성(맨체스터)과 이동국(미들즈브러)의 맞대결은 박지성이 후반 15분 교체 투입된 반면 이동국은 벤치를 지켜 무산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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