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맨’ 美윌슨 110전 111기… PGA 혼다클래식 연장 우승

  • 입력 2007년 3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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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프로골퍼 마크 윌슨(33)은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 평소 꼼꼼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들어 놓고 성취할 때마다 그것을 하나씩 지워 나가는 즐거움에 살아 왔다.

하지만 그 목록의 맨 위에 놓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의 꿈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1996년 8월 벨캐나다오픈에 처음 출전해 예선 탈락한 뒤 지난주까지 11년 동안 110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3위 이내에 한 번 입상한 게 최고 성적. 그런 윌슨이 6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리조트 챔피언코스(파70)에서 끝난 혼다클래식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일몰로 최종 4라운드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이날 치러진 연장전에서 그는 세 번째 홀에서 이겨 통산 111번째 대회에서 감격의 순간을 맛봤다. 특히 윌슨은 경기 도중 ‘양심선언’으로 벌타를 받고도 정상에 올라 신선한 화제를 뿌렸다. 그의 캐디(크리스 존스)는 2라운드 5번 홀(파3)에서 윌슨의 티샷 후 동반자인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가 그의 캐디 매티 베드나스키와 클럽 선택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것을 무심코 듣고는 “18도야”라고 귀띔했다. 이 얘기를 들은 윌슨은 캐디 존스가 어떤 클럽을 사용했는지 상대에게 알려준 ‘조언’(규칙 8-1)에 해당될 소지가 있어 경기 위원에게 자진 신고했고 기꺼이 2벌타를 받았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존스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까지 쏟았다.

만약 벌타가 없었더라면 연장에 가지 않고도 우승할 수 있었던 윌슨은 연장 승리를 확정지은 뒤 존스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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