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2월 28일 02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 2000년 이후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현황 | ||
| 연도 | FA(명) | 최고액(원) |
| 2000 | 5 | 송진우(한화) 총 6억5500만 |
| 2001 | 6 | 홍현우(LG) 총 18억 |
| 2002 | 4 | 양준혁(LG) 총 23억2000만 |
| 2003 | 4 | 박경완(현대) 총 19억 |
| 2004 | 13 | 정수근(롯데) 총 40억6000만 |
| 2005 | 11 | 심정수(삼성) 총 60억 |
| 2006 | 14 | 장성호(KIA) 총 42억 |
| 2007 | 10 | 박명환(LG) 총 40억 |
| 방출돼 FA가 된 선수는 제외. 자료: 한국야구위원회(KBO) | ||
‘승패 없이 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4.50.’
프로야구 현대의 에이스 투수 정민태의 지난해 성적표다. 2003년 다승왕(17승 2패·평균자책 3.31)이었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현대가 거둔 4승 중 3승을 거뒀던 그였다.
정민태는 2004년 7승 14패, 2005년에는 3패로 부진했다. 2004년 7억4000만 원으로 ‘최고 몸값’이었던 그의 연봉도 올해는 3억1080만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허리 부상이 문제였다.
연봉은 프로야구 선수의 실력과 인기의 척도. 하지만 연봉이 성적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본보가 2002∼2006년 프로야구 투타 고액 연봉자 상위권 50명을 분석한 결과 42%가 ‘몸값’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4∼2006년 고액연봉자의 63%가 ‘몸값’을 하지 못했다. A급 투수의 기준은 시즌당 10승 이상, 타자는 타율 0.300이나 홈런 20개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는 게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얘기. 이에 ‘몸값 거품론’도 제기되고 있다.
○몸값은 성적과 반비례?
지난해 최고 연봉(7억5000만 원)을 받은 심정수(삼성)는 타율 0.141, 홈런 1개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그는 2003년 현대에 있을 때 홈런 53개를 기록하며 삼성의 이승엽(요미우리·홈런 56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2005년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총 60억 원(옵션 포함)을 받고 삼성으로 이적한 뒤 그해 홈런 28개, 이듬해에는 1개로 부진했다.
지난해 연봉 5억 원으로 투수 부문 연봉 1위였던 임창용(삼성)도 1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13승 4패 38세이브를 기록했던 1999년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 2000년 5승 5패 42세이브로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던 투수 진필중(LG)도 지난해에는 3패로 4억 원의 몸값을 못했다.
이들 모두 크고 작은 부상 때문이었다.
현대 김진철 스카우트 팀장은 “FA 대박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려고 무리하다 부상한 경우가 많다”며 “실력에 비해 과다한 연봉을 요구해 ‘거품’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FA 자격 따는 데 9년은 너무 길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FA는 9시즌(9년)을 뛰어야 자격을 얻는다.
FA는 2000년에 처음으로 5명이 나온 뒤 올해까지 60여 명이 나왔다. FA 몸값도 크게 늘었다. 2000년 한화 투수 송진우는 3년에 총 6억5500만 원을 받았지만 2005년 심정수는 무려 4년간 총 60억 원에 계약했다.
우선 FA 자격을 획득하는 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선수의 평균나이는 33.3세. 그런데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말하는 선수 ‘정년’은 평균 35세.
FA 대박이 나더라도 이미 선수로서는 하향세에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이 때문에 FA 자격을 6시즌으로 하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박연봉은 아니지만 성실함으로 ‘장수’
LG 유지홍 스카우트는 “이종열은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연습벌레로 불릴 정도로 다른 선수의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종열은 2002년과 지난해 FA가 됐지만 스스로 FA 자격을 포기했다. 구단도 그런 그와 7년간 최대 22억6000만 원에 계약했다.
롯데 투수 염종석도 16년째 ‘롯데 맨’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성적은 6승 9패. 데뷔 해인 1992년 17승 9패 6세이브(평균자책 2.33)를 올려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200이닝이 넘는 투구로 팔꿈치와 어깨가 고장 났다. 하지만 그는 부활에 성공해 롯데의 주력 투수 중 한 명으로 뛰고 있다. 올해는 2년간 최대 5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