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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1일 0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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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은 21일 오전(한국시간) 펠릭스-볼라르 경기장에서 열린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릴 OSC와의 원정경기에서 박지성 대신 라이언 긱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투입했다.
대기명단에 포함됐던 박지성은 마지막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맨유는 박지성 없이 릴에 1-0 승리를 거둬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두 팀은 다음달 8일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2차전 경기를 치르며, 맨유는 비기기만 하더라도 8강에 오를 수 있다.
맨유의 지난 3경기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던 박지성은 이날 경기 출전이 유력해보였다. 맨유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경기 후반에라도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9월 다친 왼쪽 발목 인대 부상으로 2006-2007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6경기에 모두 결장했던 박지성으로서는 시즌 첫 출전과 함께 한국인 첫 4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출전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퍼거슨은 좌우 날개로 긱스와 호날두를 선택했다. 챔피언스리그나 리그에서의 중요한 빅 매치 때마다 베테랑 긱스를 투입하는 퍼거슨의 선수기용이 다시 한 번 반복된 것.
긱스와 호날두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에 남았고 퍼거슨은 루이 사아와 존 오셔만을 교체선수로 투입했을 뿐, 박지성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지난 시즌 릴에게 막혀 10년만에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던 맨유는 이날도 힘든 승부를 펼쳤다. 릴은 탄탄한 수비라인과 미드필더진을 앞세워 맨유의 한 템포 빠른 공격을 막아냈다.
릴의 수비에 막혀 전반을 0-0으로 마친 맨유는 후반 사아를 투입해 골을 노렸으나, 좀처럼 릴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맨유에는 긱스가 있었다. 경기 내내 둔한 움직임을 보였던 긱스는 후반 38분 얻은 프리킥 찬스를 골로 연결, 지루한 0-0의 균형을 깨뜨리는데 성공했다.
수비수들이 벽을 쌓기 전에 한 박자 빠른 슈팅을 날린 긱스의 노련함과 한 번의 찬스를 골로 만들어내는 해결사다운 면모까지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릴의 감독과 선수들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거칠게 항의했으나, 판정 번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맨유는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 릴의 추격을 침착하게 막아내며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기록했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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