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변없음”… 맥빠진 한국탁구

  • 입력 2007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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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없어요.”

삼성생명 강문수 감독은 남녀 단식 경기가 모두 끝난 10일 제60회 탁구종합선수권대회를 이렇게 요약했다.

한 시즌의 결산 대회로 열리는 탁구종합선수권대회는 크고 작은 이변을 통해 새로운 스타를 배출하는 대회로 유명했다.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협회에 등록된 모든 선수가 함께 겨루는 국내 유일의 대회이기 때문.

그러나 1988년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남규(농심삼다수 코치)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삼성생명)이 그랬던 것처럼 중학생이 대학이나 실업 선수를 꺾는 이변은 이제 드문 일이 됐다.

그나마 이번 대회의 이변을 꼽으라면 이상수(중원고 2년)와 조선족 출신 기대주 정상은(동인천고 2년)이 남자 개인 단식 32강전에서 이정삼(KT&G)과 서동철(대전시설관리공단)을 각각 꺾은 정도. 하지만 둘은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이변이 줄고 있는 것은 한국 탁구의 우울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전국체육대회 출전을 위해 무늬만 실업인 상당수 시군청 팀들과 고교 유망주들을 유력 실업팀에 모두 뺏겨 유명무실해진 대학팀들이 대외적 망신을 우려해 출전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중고교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박일순 부회장은 “중국이나 일본은 초중고교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해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하고 선진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그런 지원 시스템이 없으니 매일 제자리걸음”이라고 말했다. 한때 100개를 넘었던 중고 탁구팀은 이제 82개에 불과하다.

한편 전날 유승민을 결승에서 꺾고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던 ‘백핸드 드라이브의 귀재’ 오상은(KT&G)은 대회 마지막 날인 11일 김정훈과 짝을 이룬 복식 결승에서 삼성생명의 유승민-이진권 조를 3-1로 꺾고 우승했다.

대한항공팀끼리 맞붙은 여자복식 결승에선 김경하-김정현 조가 박성혜-신새롬 조를 3-0으로 이겼다.

남자 단체전은 삼성생명이 KT&G를 3-0으로 누르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여자 단체전은 전날 단식 우승자인 곽방방을 앞세운 KRA가 삼성생명을 3-1로 이기고 우승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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