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싱크로 “장군님이 좋아하셔서”… 첫 출전 3위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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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애호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9일 밤 카타르 도하 하마드 어콰틱센터에서 열린 싱크로 팀 자유종목 결승전. 경기 전 한 호주 출신 행사진행요원은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북한 싱크로가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7명으로 이뤄진 북한 싱크로 팀은 이날 팀 기술 및 자유 종목 합계 86.500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에서 동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룬 것.

북한 싱크로가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4, 5년가량 됐다. 북한은 올해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에서 에이스 왕옥경(17)이 동메달 2개를 수확하는 등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매년 김 위원장의 생일(2월 16월)이 되면 수백 명의 여자 어린이 싱크로 선수들이 대형 공연을 펼친다. 북한에서는 이를 ‘수중발레 모범수련’이라고 부른다.

내년 김 위원장의 65번째 생일을 앞두고는 180명의 여자 싱크로 선수들이 ‘모범수련’을 위해 맹훈련 중이라고. 북한 체육계의 한 고위 인사는 “장군님이 좋아하시니 많은 어린이가 수중발레를 배우려 한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의 성인 싱크로 팀은 3개가 있고 선수는 100여 명에 이른다. 어린이 유망주까지 고려하면 저변이 탄탄한 셈. 이날 경기 후 유정애 북한 싱크로 코치는 “연습 때보다 많이 못했습니다”라는 짧은 소감을 밝혔다.

북한은 싱크로 발전을 위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계열 재일동포 에이전트를 고용하고 싱크로 최강국 러시아의 코치까지 초빙하고 있다. 한편 작년 선수 이탈 파문 등을 겪은 한국 싱크로는 이번 대회에 팀 종목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하고 8일 듀엣 종목에만 김민정-조명경이 출전해 4위에 그쳤다.

도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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