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잘차고 공부 잘하는 ‘슛돌이’ 키우고 싶어요”

  • 입력 2006년 11월 1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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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한일월드컵의 영웅 유상철(35·사진)을 11일 밤 충남 공주시의 한 민물장어집에서 만났다. 한 축구인이 최근 문을 연 식당에 축하 인사차 내려왔다.

올해 초 그라운드를 떠났던 유상철은 유소년 지도자로 돌아왔다. 이달 초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 ‘유상철 축구교실’을 열었다.

“이름만 올려놓고 직접 지도는 안 한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아요. 매주 4일씩 직접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벌써 80여 명이 등록을 했다.

그는 선수 시절 세계를 돌면서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학원 축구 위주의 우리나라는 시키는 대로는 잘하지만 창의성이나 임기응변은 많이 떨어져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는 축구를 하게하고 싶어요.”

그가 방송프로그램 ‘FC슛돌이’ 어린이 축구단 감독을 맡은 것도 같은 이유다.

“축구공을 무서워하던 아이들이 스스로 하나둘 배우는 것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보람도 느낍니다.”

그의 목표는 축구뿐 아니라 공부도 함께하는 종합적 ‘축구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유상철은 2006독일월드컵에 선수가 아니라 방송해설자로 참여했다.

“한국 대표팀은 분명히 많이 성숙했어요.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밸런스가 안 맞았던 것이 아쉬워요. 2002년 홍명보, 황선홍, 그리고 제가 했던 리더 역할을 제대로 못해준 것 같아요.”

방송 해설은 어땠을까. 바로 손을 내젓는다.

“축구보다 훨씬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운동장 밖에서 보니 선수 때는 몰랐던 경기 진행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축구팬이 그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초등학생도 많았다.

“절 잊지 않고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이제 어린이들에게 좋은 축구를 가르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공주=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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