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기싸움에서도 이겼다”

  • 입력 2006년 11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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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자신과의 싸움.’

세계랭킹 1위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세계 2위 짐 퓨릭(이상 미국)도, 3라운드 단독선두 레티프 구센(남아공·세계랭킹 6위)도 ‘야생마’ 양용은(34·게이지디자인)의 우승 의지를 꺾진 못했다.

12일 중국 상하이 서산인터내셔널GC(파72·7165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겸 아시아프로골프투어인 HSBC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

전날 1타 차 단독 2위로 뛰어올랐던 양용은은 구센과의 ‘챔피언조’ 맞대결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최경주(2003년 린데 저먼마스터스)와 위창수(2005 말레이시아오픈)에 이어 세 번째.

우승상금 65만6000유로(약 7억9000만 원)도 엄청나지만 미국무대 진출을 노리는 양용은으로서는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이번 대회에는 우즈와 퓨릭, 구센, 그리고 세계 7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11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20위 크리스 디마르코(미국) 등 세계 20위 이내 선수가 10명이나 출전했지만 양용은은 이들을 모조리 따돌렸다.

더구나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두 차례나 제패한 구센을 상대로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주눅 들지 않은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양용은은 3, 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구센에 2타 차로 밀려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양용은은 6번홀(파3)과 7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고도 그린 밖에서 잇따라 버디를 뽑아내 구센의 기를 죽였다.

이어 8번홀(파5)에서도 양용은은 내리막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구센은 10번홀(파4)과 11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양용은에게 3타 차까지 밀려났다.

김이 샌 듯 구센은 2타 차로 뒤진 최종 18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자멸해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3위(11언더파 277타)로 떨어졌다. 우즈는 준우승(12언더파 276타)으로 체면을 지켰고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퓨릭과 함께 공동 9위(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2006 HSBC 챔피언십 최종 성적
순위선수스코어
양용은-14274(66-72-67-69)
타이거 우즈-12276(72-64-73-67)
레티프 구센-11277(68-67-69-73)
마이클 캠벨-11277(66-70-77-64)
최경주-7281(68-72-71-70)
짐 퓨릭-7281(73-66-74-68)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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