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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12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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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17)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전혀 이름이 안 알려진 무명 선수였다.
고1 때인 지난해 후반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올해 10월 전국체전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김상훈은 이날 대회에서도 가장 긴 2구간(9.2km)을 27분 35초의 구간 1위로 주파하면서 충북체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172cm, 54kg의 김상훈은 "중장거리가 적성에 맞아 운동을 처음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한눈팔지 않고 꾸준히 훈련해왔다"며 "내 구간을 뛸 때는 이 구간에서 반드시 승부를 보아서 내 뒤 주자한테 제일 먼저 띠를 넘겨주겠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끝없이 뛰기만 하는 중장거리 육상이 뭐가 재밌어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할까.
"물론 가슴이 터질듯이 괴로울 때도 많지만 그 순간을 견뎌내면서 스스로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기분을 즐기는 거죠."
구간마라톤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뛰는 운동. 그만큼 팀원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여름에는 속리산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췄다. 김상훈은 "육상부원들이 모두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며 "이번 대회 2주정도 합숙훈련을 하면서 팀워크를 다졌다"고 자랑했다.
충북 충주시에서 축산업을 하는 아버지의 1남1녀 중 장남인 김상훈의 꿈은 국가대표 마라토너. 전국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졸업해서는 실업팀에 가는 것이 목표다.
"이봉주 선배님의 성실함을 존경합니다. 그 분을 뛰어넘는 마라토너가 되고 싶어요."
▼작전여고 우승이끈 이지선, 다리부상 오랜 슬럼프 극복▼
중장거리 선수로는 최적인 호리호리한 몸매(168cm, 50kg)에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했다.
작전여고를 우승으로 이끈 이지선(17)에 대한 육상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하지만 이지선은 기나긴 방황 속에서 한참을 헤어나지 못했다.
10월 전국체전 10km에서 31등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받아든 뒤 아예 팀 훈련에 나가질 않았다.
"허벅지 부상 때문에 맘대로 운동이 되지 않아 너무 힘들었어요. 더 이상 육상을 하고 싶지 않았고 포기하려고 했어요."
김미향 코치와 재활치료센터 최영덕 교수 등 그의 재능을 아까워한 주변 사람들이 "다시 해보라"며 그를 잡아줬다.
몸만 힘든 것은 아니었다. 귀여운 외모에 밝은 성격이지만 그의 눈빛은 왠지 슬퍼 보인다.
이지선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는 그를 돌봐줄 수 없는 곳에 있다. 중학교 선배인 인천체고 박혜수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아무리 친하다 해도 남의 집에서 눈칫밥 먹는 것이 쉽진 않을 텐데.
"혜수 언니 부모님이 너무 잘해주셔서 특별히 힘든 것은 없어요. 절 아껴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정말 고마운 분들이죠."
대회 얘기가 나오니 다시 눈빛이 빛난다.
"올해 제주도 동계훈련을 열심히 하고 몸 관리 잘해서 내년 전국체전에서는 꼭 우승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은정 선배와 같은 훌륭한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 꿈을 향해 그는 오늘도 달리고 있다.
▼이모저모▼
충남소방마라톤 클럽 90명 출전
○…이번 대회 동호회 구간마라톤과 하프코스 10km 등에 90여 명이 출전한 충남소방마라톤클럽은 충남도내 소방공무원 1300명중 300여명이 가입한 대규모 '달리미 모임'이다.
이중 3분의 1정도가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실력파다. 매년 10여개 대회에 나가며 체력도 기르고 주위 달리미들도 돌본다. 실제 4월 열린 아산 마라톤에서는 쓰러진 마라토너를 심폐소생술로 응급조치해 살리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충남소방안전본부는 구급차와 간호사등을 배치해 불상사를 대비했으며 마라톤에 참가한 응급조치 자격증이 있는 대원은 등에 적십자표시를 달고 뛰었다. 이날 구간마라톤에서도 대열의 3분의2 지점에서 뛰면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했다. 장세빈 아산소방서 방호구조과장은 "우리는 자신의 기록보다는 주변 달리미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달린다"며 "오늘 대회는 날씨도 너무 좋고 다친사람도 없어 기분이 무척 좋다"고 말했다.
본사, 3514명 참가비 성금 기부
○…동아일보사는 이번 대회 5km에 참가한 3514명 달리미들의 참가비 전액을 공주지역 불우이웃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뜻에 동참해 공주교대 351명, 공주대 250명 학생들도 단체로 참가했다. 또 공주시 모범운전자회 44명, 공주시 신관동 부녀회 40명, 공주여고 공주영명고 공주생명과학고 500여 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특별취재반▼
▽스포츠레저부=양종구 정재윤 기자 김화성 스포츠전문기자
▽사회부=김지완 대전충남본부장 이기진 기자
▽사진부=이훈구 신원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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