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처럼 황홀한…‘피겨요정’김연아 시니어데뷔전 첫날 선두로

  • 입력 2006년 11월 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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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물랭루즈’ 삽입곡 ‘록산의 탱고’의 정열적인 리듬에 맞춰 ‘피겨 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사진)가 얼음판 위를 질주했다. 때론 강렬한 직선으로, 때론 우아한 곡선으로….

트리플 플립에 이은 트리플 토 콤비네이션(연속 공중 3회전 연기)을 깔끔하게 성공하자 관중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번엔 트리플 러츠(3회전)에 이어 더블 액셀(2회전 반). 완벽한 자세. 다리를 뒤로 젖혀 머리 위에서 잡은 뒤 회전하는 비엘만 스핀은 우아하기 이를 데 없다.

김연아의 시니어 데뷔 무대는 이렇듯 화려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홈페이지는 “김연아는 뛰어난 연기로 이번 대회에서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표현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주니어 시절을 마감하고 올 시즌 시니어 부문으로 나선 김연아의 출발이 상큼하다.

김연아는 3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빅토리아 세이브온푸즈 메모리얼센터에서 개막한 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2차 대회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2.68점을 얻어 일본의 수구리 후미에(58.52점)를 4.16점 차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4, 5위를 차지한 수구리와 조아니 로셰트(55.60점·캐나다)를 비롯해 2006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케이티 테일러(43.16점·미국)를 모두 제쳤다.

또 김연아가 이날 받은 점수는 3월 세계주니어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자신의 쇼트 프로그램 최고 점수(60.86점)를 1.82점 경신한 것. 김연아는 5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국내 빙상 관계자들은 김연아의 선전에 고무됐다. 이번 대회 국제심판 자격으로 참가한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는 “시니어 대회에는 처음 출전해 긴장도 되고 부담도 많았을 텐데 실수 없는 연기로 1위를 차지해 대견하다”며 “첫 성인 무대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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