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아까운 놈, 이제 돌아왔군”…‘코트의 풍운아’ 정상헌

  • 입력 200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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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방황 끝에 모비스에서 재기를 꿈꾸는 정상헌. 김종석 기자
오랜 방황 끝에 모비스에서 재기를 꿈꾸는 정상헌. 김종석 기자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최부영 감독은 9일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누군가를 가리키며 “허허, 아까운 놈이 여기 와 있네”라고 말했다.

모비스 정상헌(24·192cm)을 두고 한 말이다. 그를 부르더니 “노는 건 운동 그만두고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젠 마음잡고 열심히 한번 해봐라”고 덕담을 건넸다.

○ “마지막 기회”… 재기 구슬땀

정상헌은 ‘코트의 풍운아’로 불린다.

경복고 시절에는 최 감독도 스카우트하려고 애를 썼을 만큼 최고 유망주였다. 휘문고에 다니다 연세대에 진학한 동갑내기 방성윤(SK)과 고교 양대 스타로 활약했다.

하지만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고교 때부터 팀 내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그는 고려대 입학 후 적응에 실패해 운동을 그만뒀고 학교도 중퇴했다.

농구에 미련이 많았던 그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 일반인 자격으로 응시해 오리온스의 지명을 받아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다시 팀 이탈로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임의 탈퇴 선수로 공시되기에 이르렀다.

최근 그는 경복고 선배이기도 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회를 잡았다. 유 감독은 “기량은 워낙 뛰어나다. 개인 문제와 오랜 휴식에 따른 공백만 빨리 메운다면 팀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 유재학 감독 “기량 뛰어나 큰 재목 기대”

정상헌은 코트를 떠나면서 110kg까지 불었던 체중을 강도 높은 훈련으로 94kg까지 뺐을 만큼 의욕이 대단하다. 포인트 가드부터 파워 포워드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도 그의 장점. 유망주를 발굴해 재목으로 만드는 데 능한 유 감독 밑에 있게 된 것도 그에게는 행운이다.

“이제 방황은 없습니다. 이번엔 진짜 뭔가 해보고 싶습니다.” 그의 다짐이 예사롭지 않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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