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前 400홈런’ 지구상 3명뿐…이승엽 400홈런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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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투런 끝내기투런… 한일통산 홈런 대기록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한일 프로야구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이승엽은 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서 첫 타석인 1회말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려 400홈런 대기록을 작성했다. 2-2로 맞선 9회말에는 끝내기 2점 홈런을 날려 시작과 끝을 자신이 장식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끝내기 홈런을 친 이승엽이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채 베이스를 돌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선제투런 끝내기투런… 한일통산 홈런 대기록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한일 프로야구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이승엽은 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서 첫 타석인 1회말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려 400홈런 대기록을 작성했다. 2-2로 맞선 9회말에는 끝내기 2점 홈런을 날려 시작과 끝을 자신이 장식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끝내기 홈런을 친 이승엽이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채 베이스를 돌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만 30세가 되기 전에 400홈런 고지에 오른 선수는 세상에 딱 셋밖에 없다.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프로야구의 알렉스 로드리게스(31·뉴욕 양키스)와 70년 된 일본 프로야구의 오 사다하루(66·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그리고 이승엽(30)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을 대표하는 세 거포는 모두 고교를 졸업한 뒤 만 19세의 나이로 프로에 데뷔했다.

이승엽은 삼성에서 활약하던 2003년 6월 22일 만 26세 10개월 4일의 나이로 통산 300호 홈런을 터뜨렸다. 세계 최연소 기록이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긴 뒤 홈런 수가 급감했다. 2004년부터 2년간 지바 롯데에서 때린 홈런은 44개.

같은 기간 로드리게스는 84개의 홈런을 쳐냈다. 특히 로드리게스는 프로 12년차인 지난해 6월 9일 밀워키전에서 홈런 2개를 쳐내 메이저리그 최초로 30세 이전(만 29세 10개월 13일)에 40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엽은 로드리게스보다 한 달가량 늦지만 역시 데뷔 12년째에 만 29세 11개월 14일의 나이로 400홈런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오 사다하루 감독은 데뷔 11년째인 1969년 시즌 마지막 홈런을 400호로 장식하며 세 선수 중 가장 어린 나이에 400홈런을 기록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다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나라마다 야구 수준도 다를뿐더러 경기 수, 구장 크기와 사용하는 방망이 등에도 차이가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홈런은 행크 애런의 755개로, 일본 오 사다하루 감독의 868개에 100개 이상 뒤지지만 미국은 일본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승엽의 경우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기록한 것이라 직접 비교하기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승엽은 올 3월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가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 1위에 올랐던 터라 세계 야구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젊은 나이에 많은 홈런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통산 최다 홈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 현역 선수인 이승엽과 로드리게스의 홈런 기록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연소 450홈런 기록을 세운 로드리게스가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홈런 1위도 노려볼 수 있다. 이 부문 2위(722개)를 달리고 있는 미국 현역 최고의 홈런 타자 배리 본즈가 데뷔 후 12년 동안 기록한 홈런은 374개로, 같은 기간 로드리게스가 쏘아 올린 홈런보다 55개나 적다.

이승엽은 통산 몇 개의 홈런을 쳐낼 수 있을까.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지만 다른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추측은 가능하다. 22년간 선수로 활동한 오 사다하루 감독은 은퇴한 해에도 40세의 나이에 30개를 쳐냈다. 본즈는 21년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5개에 그쳤지만 올 시즌 14개를 기록 중이다. 이승엽이 몇 세까지 현역으로 뛸지는 모르지만 10년간 더 활동하며 매년 평균 40개를 쳐낸다면 통산 800호 홈런도 가능하다.

물론 변수는 많다. 향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일본에서처럼 혹독한 적응기를 거치는 동안 홈런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메이저리그마저 정복한다면 홈런 수를 떠나 유일하게 한미일 3개국 프로야구를 모두 평정한 ‘홈런 타자’로 이름을 남길 것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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