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 “메이저리거 꿈 보인다”

  • 입력 2006년 7월 1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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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진흥고 정영일(18)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계약금 100만 달러(약 9억5000만 원)에 LA 에인절스 입단 계약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한 야구인은 “정영일의 도전도 기대가 되지만 진정한 도전 정신은 최향남 같은 선수에게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풍운아’ 최향남(사진). 정영일의 딱 두 배인 서른여섯의 나이에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와 메이저리거를 꿈꾸고 있는 선수.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0만 달러(약 9500만 원)를 받는 선수.

마이너리그에 머물고 있는 그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A 버펄로에서 뛰고 있는 최향남은 10일 포터킷과의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5승(5패)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평균 자책은 2.69.

최향남은 “기다림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미국에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아무래도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들이 먼저 빅리그의 호출을 받더라. 9월 2일 40명으로 빅리그 등록 선수가 늘어날 때 승격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성적을 내다보니 구단의 대우도 좋아졌다. 시즌 초반 중간 계투 투수로 출발한 그는 어느새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구단은 한 달 전부터는 최향남을 위해 한국인 유학생 통역까지 고용했다. 중남미 출신의 한 동료 선수는 “왜 최향남에게만 통역을 붙여 주느냐”며 시샘을 하기도 했다고.

그러나 외로움만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최향남은 “무엇보다 아내(최성미)와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다. 유일한 낙이 있다면 최희섭(포터킷)이나 이승학(스크랜턴) 등 트리플A의 한국 선수들과 경기 때 가끔 만나는 것이다. 이들이 가져온 한국의 오락 프로그램 CD를 호텔 방에서 함께 보며 외로움을 잊는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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