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브라질’…충격의 프랑스전 왜 무너졌나

  • 입력 2006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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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브라질이 무너졌다. 그것도 ‘늙은 수탉’ 프랑스에.

지단의 활약이 눈부셨다지만 영원한 우승후보의 패배는 충격.

패인을 여러 각도로 분석해 본다.》

‘세계 최강’ 브라질이 4강에도 못 오르고 탈락했다.

영원한 우승 후보, 우승 1순위 브라질이 2일 2006 독일 월드컵 8강전에서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더군다나 조별리그에서 졸전 끝에 스위스, 한국과도 비기며 간신히 16강에 진출했던 ‘늙은 수탉’ 프랑스에 졌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짜인 ‘스타군단’ 브라질이 왜 이토록 무기력하게 허물어졌을까.

로이터통신은 프랑스전에서 수비 위주로 경기를 풀어간 카를루스 파헤이라 감독의 용병술 부재를 패인으로 지적했다.

[1] 중원 싸움 밀리고 감독 용병술도 실패

이른바 ‘매직 4중주’로 불리는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아드리아누, 카카의 막강 공격진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것. 브라질은 프랑스와 8강전에서 아드리아누를 빼고 미드필더 주니뉴 페르남부카누를 선발로 내보냈다. 미드필더를 장악해 경기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프랑스의 파트리크 비에라와 클로드 마켈렐레가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나타냈고, 지네딘 지단의 확실한 공격 조율까지 더해지면서 브라질은 중원에서 밀렸고 경기는 어려워졌다. 가나전에서 3골을 넣던 공격력은 완전히 종적을 감췄고 브라질은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야 아드리아누, 시시뉴, 호비뉴 등을 투입하며 공격진을 재가동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사실 브라질의 몰락은 조별리그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

브라질은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에서 평범한 플레이 끝에 1-0으로 겨우 이겼고 호주와의 2차전에서도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호주가 앞섰다. 일본전에서도 선취점을 내주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16강전에서도 브라질은 가나의 공격에 쩔쩔매며 수비하기에 바빴다. 세 골을 뽑아내긴 했지만 그중 아드리아누의 골은 명백한 오프사이드의 오심.

전 세계 축구팬들이 이번 대회서 가장 기대했던 호나우지뉴는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줬던 ‘마법’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어이없는 패스미스를 범하며 겨우 도움 하나를 기록했을 뿐.

늘어난 체중 때문에 ‘호나우뚱’이니 ‘돼나우두’니 오명만 뒤집어쓴 호나우두는 가나전에서 월드컵 15호 골이라는 대역사를 썼지만 거기까지였을 뿐이다.

[2] 자만 빠져 훈련 소홀… 섹스스캔들도

자만한 브라질 대표팀의 정신력이 문제였다는 비판도 높다. 브라질은 독일 입성 전 스위스 루체른호의 휴양지인 베기스에서 2주 동안 전지훈련을 했다. 하지만 훈련은 오후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휴식이나 유흥으로 채워졌다. FC루체른, 브라질의 플루미넨스 20세 이하 청소년팀, 뉴질랜드 등 약체들과만 연습경기를 치렀고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시내 나이트클럽과 호텔방에서 새벽까지 음주가무를 즐기기에 바빴다. 이 와중에서 스위스 언론에는 ‘호나우두, 호나우지뉴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삼바댄서의 고백이 대서특필되며 ‘섹스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만과 방심 앞에서는 세계 최고의 스타군단도 허무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브라질 vs 프랑스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잉글랜드 vs 포르투갈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이탈리아 vs 우크라이나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독일 vs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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