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은 여유가 넘치고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경기를 앞두고 보인 도발적인 모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온데간데없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수문장 이운재(33·수원 삼성)는 프랑스전에 앞서 “박살내고 싶다”는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다. “손이 아니면 몸으로라도 막겠다”며 옥쇄의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그는 이날 프랑스의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 냈다.
전반 9분 티에리 앙리에게 노마크 찬스를 내준 것은 불가항력. 골이냐, 아니냐를 놓고 논란이 되긴 했지만 32분 파트리크 비에라의 헤딩슛을 쳐낸 것은 자칫하면 그대로 끝날 뻔한 승부의 추를 되돌린 값진 것이었다. 박지성의 동점 골이 터지고 난 직후인 후반 40분 지네딘 지단이 만들어 준 1 대 1 상황에서 앙리가 찬 회심의 슛을 막은 것은 수문장이 아니라 ‘수호신’의 모습이었다.
선방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자 그는 “혼자 잘한 것은 아니다. 선수단 모두가 잘 막아 냈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이긴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운재는 주장으로서 훈련이나 경기 중 수비라인을 지휘한다. 훈련장에서는 으레 그의 떠나갈 듯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원희, 종국 올라가! 올라가란 말이야!” 수비수들의 위치를 조율하는 것이다.
●A매치 100게임 출전… 스위스전서 센추리클럽 가입
24일 스위스전에서 A매치 100경기에 출전해 국내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선수 모임)’에 가입한다.
●그라운드선 캡틴, 밖에선 군기반장
군기반장이기도 한 그는 4일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지고 난 뒤 선수들을 그라운드에 집합시켜 마음가짐을 다잡게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그를 소개할 때면 늘 ‘캡틴(주장)’이라는 칭호를 쓴다.
16강전 진출의 고비가 될 스위스전에 대해 이운재는 “스위스 관중이 붉은 옷을 입는다고 하더라. 우리는 붉은 옷만 보면 힘이 솟는다. 붉은 관중은 모두 한국의 응원단인 줄 알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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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운집한 15만명의 12번째 태극전사들
라이프치히=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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