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은 佛 끄는 날… 가자! 16강으로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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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나와라.’

토고를 넘고 16강을 향한 순항을 시작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거함’ 프랑스다. 1998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2000년 유럽축구선수권)을 석권했으며 2002 한일 월드컵에서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 중 하나다.

프랑스는 공수 모두 세계 최정상급 스타플레이어로 구성돼 있다. 티에리 앙리(아스널)와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를 투 톱으로 활용하는 4-4-2 포메이션을 선호하면서 둘 중 한 명을 원 톱으로 세우는 4-5-1 포메이션도 사용한다.

‘아트 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과 파트리크 비에라(유벤투스), 클로드 마켈렐레(첼시), 비카슈 도라소(파리 생제르망), 플로랑 말루다(올림피크 리옹), 알루 디아라(랑스) 등이 버티는 미드필드진은 빈틈을 찾기 어렵다. 공격형에 지단, 수비형에 비에라와 마켈렐레를 축으로 하고 ‘젊은 피’가 뒤를 받친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에리크 아비달(리옹)-윌리암 갈라스(첼시)-릴리앙 튀랑(유벤투스)-윌리 사뇰(바이에른 뮌헨)이 포진하고 골문은 파비앵 바르테즈(마르세유)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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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은 첫 승으로 자신감이란 가장 큰 무기를 얻었다. 2002년에도 한국은 폴란드를 이긴 뒤 승승장구했다.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둔 5월 26일 수원에서 세계 최강 프랑스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경험도 있다. 2-3으로 지긴 했지만 미드필드부터 펼치는 강력한 압박과 협력 수비로 프랑스 선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박지성와 설기현이 골을 넣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에도 태극전사들이 프랑스 선수들을 몰아붙여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프랑스는 주전들이 대부분 노장이라 노쇠 기미가 뚜렷하다. “프랑스의 영광을 재현한 뒤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지단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하고 있지만 한번 떨어진 체력은 쉽게 회복되기 힘들다. 한국의 강철 체력이 빛을 발한다면 프랑스 노장들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특유의 미드필드부터 펼치는 강력한 압박과 협력 플레이를 바탕으로 거세게 몰아붙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황보관 전 일본프로축구 오이타 트리니타 감독은 “한국축구의 힘은 굴하지 않는 투지다. 미드필드부터 압박하고 밀어붙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비수들이 다혈질인 앙리를 귀찮을 정도로 따라붙어 짜증나게 할 필요도 있다고 주문한다.

프랑크푸르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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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에 잠깐 홀렸나?

토고축구대표팀은 끝까지 ‘도깨비 팀’이었다.

토고팀이 입장할 때까지 세계 여론이 마지막까지 지켜본 것은 과연 누가 토고팀을 지휘하는가였다. 13일 떠들썩한 소란 끝에 결국 떠난 것으로 알려졌던 오토 피스터 감독이 돌아와 코조비 마우에나 코치와 토고의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그러나 경기 시작 직전까지도 토고팀은 “피스터 씨가 벤치에 앉기는 하지만 누가 감독 역할을 할지는 알 수 없다”고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이날 피스터 씨가 감독을 맡았다.

경기 하루 전인 12일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미 팀을 떠난 것으로 대서 특필됐던 피스터 감독이 극적으로 돌아온다는 외신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는 계약서를 완전히 파기한 상태가 아니라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상태였다.

기사를 쓴 로이터통신의 한 여기자는 “피스터 감독은 물론 팀 대변인과도 통화했다. 그가 토고 팀 숙소로 돌아오는 중이며 한국전에서 벤치에 앉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토고의 체육부 장관이 “절대 아니다”며 펄쩍 뛰었다. 마우에나 코치가 토고를 계속 지휘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토고의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인해 “모든 게 연극이 아니냐”는 의혹도 떠돌았다.

이번뿐이 아니었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등 선수들은 지역예선을 지휘한 스티븐 케시 감독을 아버지처럼 따른다고 했다. 그러나 아데바요르는 케시 감독과 멱살잡이까지 하며 다툰 끝에 그를 떠나게 했다. 이후 부임한 피스터 감독은 ‘백발광인’으로 불리며 괴팍한 성격을 과시했고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기행의 절정을 이루었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마찬가지. 토고는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는 세네갈 등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하며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나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등에서는 “팀도 아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엉성한 플레이를 보였다. 그러다 월드컵 직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또다시 깜짝 놀랄 정도의 팀으로 대변신을 하는 등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었다. 방겐 훈련캠프에 있을 때 선수들은 늦게까지 나이트클럽과 바를 찾았고 그러면서도 출전 수당문제로 토고 협회 측과 다투었다. 그 와중에도 한국에는 지지 않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경기관계자들도 어제까지 영어로 인터뷰하다 오늘은 “영어를 모르니 프랑스어로 질문하라”고 하는 등 도무지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팀이었다.

프랑크푸르트=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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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단지… 선수들 “뛰어보니 호흡 어려울 정도”

거대한 덮개를 닫은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사진)은 마치 큰 솥단지처럼 보였다.

그 속에서 90분간을 전력질주한 양 팀 선수단은 파김치가 돼 있었다. 이날 낮 기온이 31도로 올라갔고 경기장은 그보다 더 덥게 느껴졌다. 주최 측은 전날 경기장 뚜껑을 덮고 오후 3시에 기온을 측정한 결과 27도였다고 밝혔다. 경기장에 사람들이 가득 차면 더 덥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덮개를 완전히 덮는 것은 아니다. 조금 틈을 두고 덮기 때문에 그 사이로 바람이 들어온다. 그리고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찬 공기는 내려오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며 순환했다. 수만 명의 관중이 내뿜는 열기는 제대로 환기가 안 되는 솥단지 안에서 달아올랐다.

하루 전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이천수는 “뛰어 보니 숨이 막히더라. 호흡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어차피 조건은 한국이나 토고나 모두 같다”며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조건에서 뛰고 난 선수들은 대단한 체력전을 펼쳤기 때문에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했다. 다음 경기에 영향이 없을 리 없다.

주최 측이 굳이 뚜껑을 덮고 경기를 진행한 것은 TV 중계 때문이다. 한쪽에는 그늘이 지고 한쪽에는 햇빛이 들어 반사되면서 화면이 제대로 안 잡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뚜껑을 닫은 것이다.

6월 독일의 햇살과 더위가 이번 월드컵 경기력의 큰 변수가 됐다.프랑크푸르트=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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