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뻗을게요, 박지성길처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서 열린 ‘박지성길’ 개통식에서 박지성이 수원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수원=연합

“제 이름을 딴 기념관과 도로가 팬들에게도 좋은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됩니다.”

한국인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월드컵기념관에 마련된 ‘박지성 기념코너’ 개관 행사와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박지성길’ 개통식에 참석한 그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 기념관과 도로가 생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큰 듯했다.

그는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선수가 되기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지성은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 1층 월드컵기념관에 마련된 ‘박지성 기념코너’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4강전 2차전 AC 밀란전에서 골을 넣을 때 신었던 축구화와 2월 쓰나미자선축구대회 때 입었던 유니폼을 기증했다. ‘박지성 기념코너’에는 초중고교는 물론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박지성의 기념품 20종이 전시된다. 이후에도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 등 박지성과 관련된 개인 사료를 종합해 ‘박지성 기념코너’를 축구 꿈나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곳으로 만들 계획.

박지성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수원시 산남초등학교와 세류초등학교, 화성시 안용중을 거쳐 수원공고에서 선수 생활을 해 수원이 고향이나 다름없다.

‘박지성 기념코너’는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47) 씨가 쓰나미자선축구대회가 끝난 뒤 유니폼을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에 기증한다고 하자 박종희 재단 사무총장이 “축구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더 많은 기념품을 기증해 달라”고 해 만들어지게 됐다.

‘박지성길’은 화성시 병점읍 베들레헴교회 앞에서 시작해 수원시 영통구 영통대로로 이어지는 폭 35m, 왕복 6차로, 총 연장 1.38km 도로. ‘박지성길’엔 박지성의 월드컵경기 출전 대형 사진판과 ‘박지성길’이라고 쓰인 도로표지판 6개가 설치된다. 이날 망포동에서 열린 개통 행사엔 2000여 명의 시민들이 박지성을 보기 위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수원=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