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추신수=이치로+마쓰이!

  • 입력 2005년 3월 8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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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생활 4년 만에 초청선수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출전해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추신수.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인가. 피오리아=연합
마이너리그 생활 4년 만에 초청선수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출전해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추신수.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인가. 피오리아=연합
추신수(23·사진)는 부산고 시절 ‘제2의 봉중근’이란 찬사를 들었다.

‘작은 거인’ 박정태(36)의 조카이기도 한 그는 고교생이라곤 믿기 힘든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에 면도날 슬라이더와 폭포수 커브를 장착, 신일고 봉중근(25·신시내티 레즈)에 버금가는 초고교급 왼손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런 그를 그해 겨울 137만 달러의 거액을 들여 스카우트하면서 타자로 전향시켰다. 투수로도 괜찮지만 야수의 5가지 능력을 고루 갖춘 ‘5툴(정확한 타격, 뛰어난 파워, 강한 어깨, 빠른 발, 수비 센스) 선수’의 재능을 썩히기 아까웠다는 게 당시 극동담당 스카우트였던 짐 콜번 LA 다저스 투수코치의 설명.

최희섭(26·LA 다저스)이 있긴 했지만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맹위를 떨치기 전인 그때만 해도 동양인은 투수가 타자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게 통념이었다.

그러나 시애틀의 이 ‘도박’은 성공했다. 4년간 마이너리그에서 줄곧 3할 타율을 올린 추신수는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출전 기회를 잡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날리고 있다.

이치로의 교체 우익수로 출전한 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신고식을 한 그는 8일에는 같은 팀과의 경기에서 선발 5번 우익수로 나가 1회 2사 1루에서 저스턴 저마노를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가벼운 팔꿈치 통증으로 4회에 교체된 그는 이어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도 8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이 예정돼 있었지만 출전하지 않았다. 올 시범경기 5차례 타석에서 기록한 2안타가 모두 홈런.

추신수는 “정규시즌 6개월을 소화해야 해 몸 관리 차원에서 경기에 빠지겠다고 자청했다. 2, 3경기 정도 결장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제2의 봉중근’에서 ‘제2의 이치로’로 변신에 성공한 추신수. 빅리그에서 그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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