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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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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제13회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 낯익은 선수 한 명이 힘차게 레이싱 휠체어의 바퀴를 굴리며 잠실주경기장 트랙에 설치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4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 육상 휠체어 100m, 200m를 석권한 홍석만씨(29·서귀포장애인종합복지관·사진).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그의 표정은 밝았다.
풀코스(42.195km)에 참가한 홍석만씨의 이날 기록은 1시간46분54초로 전체 참가자 45명 가운데 18위. 뛰어난 기록은 아니지만 주 종목이 단거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놀랍다.
“15km 지점까지는 선두와 비슷하게 달렸는데, 35km 지점에서 힘이 부치더라고요. 사실 대회 앞두고 준비를 3일 밖에 못했어요. 장애인올림픽이 끝난 뒤 인터뷰와 방송 녹화 등으로 바빴거든요.”
3세 때 소아마비를 앓아 걷지 못하게 된 홍석만씨는 1995년 휠체어 레이싱에 입문해 그해 대구에서 열린 국제휠체어마라톤에서 우승했다. 97년 일본 오이타 휠체어마라톤대회에서는 하프코스 8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단거리에 소질이 더 뛰어나 2002년 주 종목을 바꿨고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200m에서 세계 신기록(26초31)으로 우승했다.
한편 이날 풀코스에서 휠체어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프랑스의 장 조엘(39)은 1시간25분03초로 우승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주최하는 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는 지난해까지 대구에서 열렸으며 국제 공인대회로 발돋움하기 위해 올해 처음 서울에서 열렸다. 5km, 하프, 풀코스 세 종목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20개국 60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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