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이치로, 최종전 맞대결 3타수1안타 무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04년 10월 4일 18시 36분



‘1999년 4월 24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페르난도 타티스(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메이저리그 첫 한 이닝 2개의 만루홈런.’

‘2001년 7월 11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철인’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지막 올스타전 홈런 쳐내 최우수선수(MVP) 수상.’

‘2001년 10월 6일 샌프란시스코 퍼시픽벨파크에서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71호 72호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신기록 작성.’

텍사스 레인저스 박찬호(31)에게 아주 낯익은 장면들이다. 이들이 기록을 수립할 때 마운드에 있던 투수가 바로 박찬호였기 때문.


한때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았던 그였지만 유난히 ‘신기록의 피해자’가 된 적이 많았다.

그래서 4일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를 만난 게 부담스러울 법도 했다.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운 이치로에게 시즌 마지막 안타를 내준다면 또 불명예스럽게 이름이 오르내릴 게 분명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안타를 하나 맞긴 했지만 3타수 1안타로 이치로를 잘 막았고 마지막 안타의 희생양이 되지도 않았다. 더구나 선발 7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니 제 몫은 다한 셈.

1회 첫 타석에서 이치로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박찬호는 3회 1사 후 가운데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5회엔 2루수 땅볼로 막아 이치로와의 대결에선 무승부. 3차례 모두 145∼146km의 직구. 이치로는 박찬호를 상대로는 통산 18타수 4안타(타율 0.222)로 약한 편.

8회 텍사스 브라이언 슈즈를 상대로 가운데 안타를 추가한 이치로는 시즌 262안타로 영광의 한 해를 마쳤다. 그는 “지금은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르겠다. 세월이 흐른 뒤에야 ‘엄청난 일이 벌어졌었네’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고구속 153km(약 95마일)를 기록한 박찬호는 이날 승리로 4승7패 평균자책 5.46으로 시즌을 마감. 텍사스에서 3년째를 맞고 있는 그는 시즌의 절반가량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에서 보내 올해도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맏형’ 박찬호뿐만 아니라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도 부상과 재활로 시즌을 소비했다. 서재응(뉴욕 메츠)도 당초 기대와 달리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유일한 메이저리그 타자 최희섭(LA다저스)은 다저스로 이적하기 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4한국인 메이저리거 성적
선수성적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15경기 4승7패 평균자책 5.46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43경기 4승6패 평균자책 4.58
서재응뉴욕 메츠24경기 5승10패 평균자책 4.90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6경기 2승1패 평균자책 6.23
최희섭LA다저스125경기 타율 0.251 15홈런 46타점
백차승시애틀 매리너스7경기 2승4패 평균자책 5.52
봉중근신시내티 레즈3경기 1승1패 평균자책 4.70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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