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神의 장난? 그리스 스프링보드서 첫金

  • 입력 2004년 8월 17일 19시 58분


‘육상영웅’ 케데리스의 약물복용 의혹과 대회 불참, 유로2004 우승국이건만 축구 예선탈락 위기….

각종 악재로 초상집 분위기였던 2004 아테네 올림픽 개최국 그리스가 모처럼 웃었다. 다이빙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

17일 오전 올림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결선. 그리스의 니콜라오스 시라니디스-토마스 비미스 조는 우승후보였던 중국과 러시아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이 첫 금메달은 실력으로 딴 게 아니라 겹친 행운으로 얻은 어부지리.

이 종목에서 두 차례나 올림픽 금메달을 딴 러시아팀의 드미트리 사우틴은 3차 시기에서 머리를 보드에 부딪혀 점수가 형편없이 깎이는 바람에 7위로, 선두를 달리던 중국팀은 마지막 5차 시기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0점을 받아 꼴찌로 곤두박질했다.

비미스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믿을 수 없다. 기적이 일어났다. 동화 속 이야기 같다. 그리스가 이번 대회에서 더 많은 메달을 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뻐했다. 동메달을 딴 호주의 로버트 뉴베리는 “무언가에 홀린 것 같은 결선이었다”고 말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경기장에는 그리스의 전통음악이 울려 퍼졌고 관중은 모두 일어나 그리스 국기를 흔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리스 언론도 일제히 첫 금메달 소식을 대서특필하면서 ‘이제부터 그리스의 본격적인 메달 사냥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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