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이봉주, 월계관 쓸 일만 남았네

  • 입력 2004년 8월 3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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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봉주 - 동아일보 자료사진
“준비는 끝났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4·삼성전자)가 5일(현지시간) ‘신화의 땅’ 그리스 아테네에 입성한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마라톤을 제패해 한국 간판 마라토너로서 역사에 남을 전설을 쓰기 위해서다.

올림픽 마라톤 월계관. 국내 선수로는 1936 베를린 올림픽 때 고 손기정 선생, 1992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황영조(현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가 써 본 ‘꿈의 왕관’이다.

한국 최고기록 보유자(2시간7분20초),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2001보스턴 마라톤 챔피언…. 이봉주가 국내외 최강자로 군림하면서도 늘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던 이유는 바로 올림픽 월계관을 못 썼기 때문. 108년 만에 다시 올림픽 발상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 한을 떨쳐내는 것은 물론 세계 마라톤사에도 길이 남을 대업. 그러기에 레이스 현장으로 가는 그의 자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해 봐야쥬∼. 최선은 다했어유∼.”

언제나 그렇듯 겸손한 말투. 이봉주는 올림픽 전초전인 3월 14일 2004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15초의 좋은 기록으로 5위를 한 뒤 4개월 동안 강도 높은 훈련에 매달렸다. 하루 평균 35∼40km의 강행군. 4월 대전 계족산 산악도로, 5월 해발 1800m의 중국 쿤밍 1차 고지훈련, 6, 7월 강원 횡계 장기 거리주훈련, 7, 8월 초 해발 1890m 스위스 생모리츠 2차 고지훈련.

이봉주는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100여km 떨어진 전원도시 시바에 훈련캠프를 차리고 현지 적응훈련에 돌입한다. 8일에는 아테네 마라톤 코스 중 가장 어려운 15∼32km 구간 중 일부를 직접 달리는 실전 체험을 한다. ‘지옥의 코스’로 불리는 아테네 클래식 코스 중에서도 이 구간은 최고 표고차 200여m로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최대 승부처가 될 지점.

90년 10월 전국체전을 시작으로 풀코스에 32번 도전해 31번 완주한 ‘달리는 인간기관차’ 이봉주. 그가 이제 대망을 안고 아테네에 입성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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