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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5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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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국제축구연맹(FIFA) 6월 랭킹은 20위인 한국보다 훨씬 아래인 35위. 대회 개막 전 우승확률은 불과 100 대 1. 그런 그리스가 ‘작은 월드컵’인 유로2004(제12회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5일 포르투갈 리스본 루즈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 그리스는 후반 12분 터진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의 헤딩 결승골로 개최국이자 FIFA랭킹 22위인 포르투갈을 1-0으로 침몰시켰다.
개막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꺾었고 8강전에서 지난대회 우승팀 프랑스(FIFA랭킹 2위), 4강전에서 체코(FIFA랭킹 11위)를 차례로 잠재우는 이변을 일으킨 그리스는 이로써 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인 ‘앙리 들로네컵’에 입맞추며 유럽축구의 변방에서 일약 강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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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축구 신화’는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감독(65)의 작품. 포르투갈의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그리스는 정말로 멋진 수비진을 갖췄다. 그들은 탄탄한 수비벽으로 공격을 차단했고 상대의 실책을 절묘하게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1981년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 감독을 시작으로 카이저슬라우테른팀 등 가는 곳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킹 오토’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레하겔 감독. 그는 2001년 그리스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한물 간 전술이라는 스위퍼 시스템(골키퍼 앞에 한명의 최종 수비수를 두는 시스템)에다 포백(4명의 수비수를 두는 시스템)과 파이브백(5명의 수비수를 두는 시스템)을 혼용하는 수비 전술로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그리스 대표팀 가운데 3골로 득점랭킹 공동 4위에 오른 카리스테아스(베르더 브레멘)와 앙겔로스 바시나스(파나티나이코스·1골), 트라이아노스 델라스(AS로마), 기오르기오스 카라고우니스(인터밀란·이상 1골) 등은 국제적 스타로 떠올라 몸값이 치솟을 전망이다.
| 역대 유럽축구선수권 개최지 및 우승팀 | ||||
| 횟수 | 년도 | 개최국 | 우승 | 준우승 |
| ① | 1960년 | 프랑스 | 구 소련 | 유고 |
| ② | 1964년 | 스페인 | 스페인 | 구소련 |
| ③ | 1968년 | 이탈리아 | 이탈리아 | 유고 |
| ④ | 1972년 | 벨기에 | 독일 | 구소련 |
| ⑤ | 1976년 | 유고 | 체코 | 독일 |
| ⑥ | 1980년 | 이탈리아 | 독일 | 벨기에 |
| ⑦ | 1984년 | 프랑스 | 프랑스 | 스페인 |
| ⑧ | 1988년 | 독일 | 네덜란드 | 구소련 |
| ⑨ | 1992년 | 스웨덴 | 덴마크 | 독일 |
| ⑩ | 1996년 | 잉글랜드 | 독일 | 체코 |
| ⑪ | 2000년 | 네덜란드-벨기에 공동개최 | 프랑스 | 이탈리아 |
| ⑫ | 2004년 | 포르투갈 | 그리스 | 포르투갈 |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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