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14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 D조 한국-포르투갈전. 월드컵에 앞서 열렸던 유로2000에서 4강에 오르며 세계 축구강국으로 자리 잡은 포르투갈이었지만 당시 상황은 절박했다. 미국에 패해 1승1패였던 포르투갈은 1승1무의 한국을 꺾어야만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가능했던 것. 그러나 포르투갈은 한국을 이기기는커녕 후반 박지성에게 통렬한 결승골을 얻어맞고 예선탈락의 치욕을 맛봐야 했다.
21일 포르투갈 리스본 호세 알바라데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04(제12회 유럽축구선수권대회) A조 포르투갈-스페인의 경기.
2002월드컵 예선 탈락 후 유로2004 개최국으로 칼을 갈아 온 포르투갈은 또다시 2년 전과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그리스와의 개막전에서 져 1승1패를 기록 중인 터라 1승1무를 기록 중인 스페인을 꺾어야만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 하지만 브라질 출신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이끄는 포르투갈은 2년 전 한국에서와는 달랐다. 노장 피구(32)를 비롯해 데코(27),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19) 등 신예들과 부상에서 회복한 누누 고메스(28)까지 총동원한 끝에 스페인을 1-0으로 꺾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쥔 것. 포르투갈이 인접국인 라이벌 스페인을 누른 것은 1981년 이후 23년 만이라 기쁨이 두 배. 포르투갈은 후반 12분 교체 멤버인 고메스가 피구의 패스를 받아 터닝슛으로 스페인 골문을 갈랐다. 한편 같은 조의 그리스는 러시아에 1-2로 패했지만 스페인을 다득점에서 앞서 80년 대회 이후 24년 만에 출전한 유로 본선에서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