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괜찮아 시현아”…소렌스탐과 맞대결서 무너져 ‘톱5’ 만족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07분


이때까진 좋았는데…‘출발은 상쾌했건만….’ 3번홀(파4)에서 가볍게 투온시킨 뒤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안시현(오른쪽에서 세번째). 반면 뭔가 불만스러운 듯한 아니카 소렌스탐(오른쪽에서 두번째). 왼쪽 스코어보드에서 보듯 이때까지만 해도 두 선수는 불과 1타차. 하지만 소렌스탐이 버디를 낚은 5번홀(파4)에서 안시현은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사진제공 코오롱엘로드
이때까진 좋았는데…
‘출발은 상쾌했건만….’ 3번홀(파4)에서 가볍게 투온시킨 뒤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안시현(오른쪽에서 세번째). 반면 뭔가 불만스러운 듯한 아니카 소렌스탐(오른쪽에서 두번째). 왼쪽 스코어보드에서 보듯 이때까지만 해도 두 선수는 불과 1타차. 하지만 소렌스탐이 버디를 낚은 5번홀(파4)에서 안시현은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사진제공 코오롱엘로드
골프는 동반자가 스코어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주말골퍼뿐만 아니라 세계 정상급 프로골퍼들도 마찬가지다.

‘타이거 공포증(Tiger Phobia)’이 그렇다. 타이거 우즈와 ‘챔피언조’로 맞대결을 벌이는 선수는 주눅이 들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자골프에서는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공포의 대상. 이는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마운틴GC(파72)에서 열린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총상금 12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입증됐다.

소렌스탐이 1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틈을 타 1타차까지 따라붙으며 내심 역전 우승까지 기대했던 안시현(코오롱엘로드)은 5오버파 77타로 부진,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주연속 ‘톱5’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는 등 사흘연속 60타대를 쳤던 안시현이 똑같은 코스에서 하루 만에 11타나 더 친 원인은 무엇일까.

섭씨 36도의 더위와 시속 40km의 강풍, 백스핀이 안걸릴 정도로 바짝 말라버린 그린은 이유가 될 수 없다. 이는 소렌스탐에게도 마찬가지다. 원인은 소렌스탐의 기세에 눌려 자멸한 것. 기술이 아니라 정신력에서 진 셈이다.

사흘 내내 스리섬(3인 1개조)이었던 조편성이 최종 라운드에서 투섬(2인 1개조)으로 바뀐 것이 안시현에게는 치명타. 지척에서 ‘세계최강’의 샷과 코스매니지먼트를 지켜본다는 것은 올 시즌이 LPGA 데뷔무대나 다름없는 안시현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안시현의 최종 라운드 기록(페어웨이 적중율 24%, 그린적중율 50%)에 그대로 나타난다. 전날까지 사흘 평균 페어웨이 적중률 76.6%, 그린적중율 75%(특히 1라운드 94%)를 기록했던 그가 아닌가.

소렌스탐은 파5홀인 최종 18번홀에서 아이언티샷, 3온1퍼팅으로 버디를 낚으며 18언더파 270타로 통산 49승째를 거뒀다. 이날 맞바람이 부는 홀에선 아이언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적중시킨 소렌스탐의 현명한 코스공략을 안시현에게선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미완의 대기’ 안시현에게도 소득은 있었다. ‘박빙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우승하는 방법’을 소렌스탐으로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한편 ‘코리안 군단’은 올 시즌 두 번째인 이 대회에서도 우승문턱에서 좌절했지만 박지은(나이키골프)이 공동3위(11언더파), 박세리가 공동5위(9언더파)를 차지하는 등 ‘톱5’에 3명이 진입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안시현과 신인왕 타이틀을 다툴 송아리(빈폴골프)는 ‘천재소녀’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14)와 공동19위(2언더파)를 차지했다.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 최종 성적
순위선수스코어
아니카 소렌스탐-18270(67-65-68-70)
크리스티 커-14274(70-63-70-71)
로레나 오초아-11277(69-67-69-72)
박지은-11277(72-65-68-72)
박세리-9279(67-68-70-74)
안시현-9279(69-67-66-77)
○16이정연-3285(72-69-70-74)
○19송아리-2286(73-69-71-73)
○19미셸 위-2286(72-67-70-77)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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