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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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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공포증(Tiger Phobia)’이 그렇다. 타이거 우즈와 ‘챔피언조’로 맞대결을 벌이는 선수는 주눅이 들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자골프에서는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공포의 대상. 이는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마운틴GC(파72)에서 열린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총상금 12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입증됐다.
소렌스탐이 1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틈을 타 1타차까지 따라붙으며 내심 역전 우승까지 기대했던 안시현(코오롱엘로드)은 5오버파 77타로 부진,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주연속 ‘톱5’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는 등 사흘연속 60타대를 쳤던 안시현이 똑같은 코스에서 하루 만에 11타나 더 친 원인은 무엇일까.
섭씨 36도의 더위와 시속 40km의 강풍, 백스핀이 안걸릴 정도로 바짝 말라버린 그린은 이유가 될 수 없다. 이는 소렌스탐에게도 마찬가지다. 원인은 소렌스탐의 기세에 눌려 자멸한 것. 기술이 아니라 정신력에서 진 셈이다.
사흘 내내 스리섬(3인 1개조)이었던 조편성이 최종 라운드에서 투섬(2인 1개조)으로 바뀐 것이 안시현에게는 치명타. 지척에서 ‘세계최강’의 샷과 코스매니지먼트를 지켜본다는 것은 올 시즌이 LPGA 데뷔무대나 다름없는 안시현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안시현의 최종 라운드 기록(페어웨이 적중율 24%, 그린적중율 50%)에 그대로 나타난다. 전날까지 사흘 평균 페어웨이 적중률 76.6%, 그린적중율 75%(특히 1라운드 94%)를 기록했던 그가 아닌가.
소렌스탐은 파5홀인 최종 18번홀에서 아이언티샷, 3온1퍼팅으로 버디를 낚으며 18언더파 270타로 통산 49승째를 거뒀다. 이날 맞바람이 부는 홀에선 아이언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적중시킨 소렌스탐의 현명한 코스공략을 안시현에게선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미완의 대기’ 안시현에게도 소득은 있었다. ‘박빙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우승하는 방법’을 소렌스탐으로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한편 ‘코리안 군단’은 올 시즌 두 번째인 이 대회에서도 우승문턱에서 좌절했지만 박지은(나이키골프)이 공동3위(11언더파), 박세리가 공동5위(9언더파)를 차지하는 등 ‘톱5’에 3명이 진입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안시현과 신인왕 타이틀을 다툴 송아리(빈폴골프)는 ‘천재소녀’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14)와 공동19위(2언더파)를 차지했다.
|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 최종 성적 | |||
| 순위 | 선수 | 파 | 스코어 |
| ① | 아니카 소렌스탐 | -18 | 270(67-65-68-70) |
| ② | 크리스티 커 | -14 | 274(70-63-70-71) |
| ③ | 로레나 오초아 | -11 | 277(69-67-69-72) |
| 박지은 | -11 | 277(72-65-68-72) | |
| ⑤ | 박세리 | -9 | 279(67-68-70-74) |
| 안시현 | -9 | 279(69-67-66-77) | |
| ○16 | 이정연 | -3 | 285(72-69-70-74) |
| ○19 | 송아리 | -2 | 286(73-69-71-73) |
| ○19 | 미셸 위 | -2 | 286(72-67-70-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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