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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9월 29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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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기록순이 아니다=그렇다면 손 선생의 마라톤 능력은 터갓은 물론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보다 못한 걸까. 베를린올림픽 당시 손 선생은 2시간30분 벽을 최초로 깬 올림픽 최고기록으로 찬사를 받았다.
손 선생이 달렸던 코스는 베를린올림픽스타디움을 출발해 아포스 자동차도로를 돌아오는 반환코스. 막판 32km 지점에 빌헬름 언덕, 38km 지점에 비스마르크 언덕이 있는 데다 섭씨 30도가 넘는 8월 9일 오후 3시 찜통더위 속에서 출발했다. 손 선생은 “물을 많이 마시면 몸이 무거워진다”며 물도 안마시고 달렸다. 그런데도 손 선생은 마지막 100m를 12초대로 전력 질주해 스탠드의 관중을 놀라게 했다.
▽마라톤 ‘인간의 한계’는 코스가 만든다=베를린마라톤 코스는 런던, 시카고와 함께 3대 기록의 산실. 모두 표고차 20m 이하의 평탄하고 굴곡이 적은 코스다. 시내를 돌아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들어오는 베를린코스에서는 최근 5년 간 브라질의 호나우두 다 코스타(2시간6분5초·98년)와 여자마라톤의 일본 다카하시 나오코(2시간19분46초·2001년) 등 4개의 남녀 세계기록이 나왔다. 더구나 28일 베를린마라톤 출발시 날씨는 섭씨 12도로 쾌적했다.
그러나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 마라톤이나 내년 아테네올림픽 코스는 ‘죽음의 코스’로 불린다. 32km 이후에 이어지는 ‘하트 브레이크 힐’로 유명한 보스턴 코스나 출발 6.5km 지점부터 32km 지점(해발 250m)까지 오르막이 계속되는 아테네 코스는 세계기록의 탄생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들 대회 우승자는 그 누구보다도 ‘최고 마라토너’로 인정받는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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