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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1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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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서울국제마라톤대회(준우승·2시간8분43초)가 낳은 ‘한국 마라톤의 샛별’ 지영준(22·코오롱). 그는 2003파리세계육상선수권대회(23∼31일) 남자마라톤 월계관에 도전하기 위해 파리로 떠난 10일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자마라톤은 현지시간으로 30일 오후 2시20분에 출발하는 탓에 섭씨 25도에서 28도의 ‘찜통더위’에서 달려야한다. 요즘 유럽에 이상 고온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훨씬 더울 수도 있다. 마라톤은 최적 기온이 9도. 1도가 높아질 때마다 기록이 30초에서 1분이 늦어지니 기록보다는 순위싸움이 될 전망이다. 지영준은 이 같은 ‘악조건’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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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부터 여름에 하는 대회에선 대부분 우승했어요. 더운 날씨엔 자신 있습니다.”
지영준은 ‘여름 사나이’. 2000년 6월10일 열린 전국육상선수권대회 1만m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6월의 전국선수권대회에선 하루사이로 열린 5000m와 1만m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파리를 겨냥해 지구력 훈련에도 집중했다. 7월 한 달 동안 일본 홋카이도의 베츠카이초에서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한 것.
정하준 코오롱 감독은 “영준이가 모든 훈련을 제대로 소화했다. 어차피 순위경쟁이기 때문에 선두를 따라가다가 막판에 승부수를 띄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영준은 파리에 입성하는 대로 더위에 적응하며 까다로운 코스 공략법을 찾을 계획. 이번 코스는 출발 후 14.5km부터 상젤리제 거리를 따라 개선문까지 약 2km 구간이 표고 차 25m 오르막구간. 게다가 울퉁불퉁한 돌바닥이다. 코스가 시내 중심을 지나기 때문에 꺾어지는 곳이 많아 자칫 잘못하면 페이스를 잃고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선수들보다 10여일 빨리 파리에 들어가는 것도 코스를 직접 달려보며 분석하기 위해서다. ‘봉달이’ 이봉주(33·삼성전자)와 협력레이스를 펼칠 것이냐는 질문에 지영준은 “훌륭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서로 끌어줄 필요가 없다. 각자 레이스를 펼치는 게 편하다”라며 은근한 경쟁심을 드러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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