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서울대생 이승재 쇼트트랙 5000계주서 마침내 금

  • 입력 2003년 2월 8일 0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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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해냈습니다.”

7일 제5회 동계아시아경기대회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이 확정되자 이승재(21)는 먼저 경기를 끝낸 여자선수들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지난 2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줄 알았는데 꿈에도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 것이다.

국가대표선수로 하루 종일 빙판에서 살면서 밤이면 졸린 눈을 비벼가며 공부해 2001년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이승재. 2002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을 위해 곧바로 휴학해 대학생활의 즐거움까지 포기했으나 노메달.

다시 휴학을 하고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너무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닐까. 이날 3000m 결승에서 송석우에게 져 아깝게 2위를 했을 땐 ‘공부나 해야 했는데’란 생각까지 들었다.

“운동을 한 보람을 느낍니다. 이제부터는 그동안 못한 공부를 해야죠.”

아버지 이완욱씨(51)는 “내가 억지로 운동을 시켰는데…”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책벌레’인 아들은 이씨에게 언제나 믿음직한 아들이었다. 이승재는 고교 1학년 때인 98년 대표선수로 뽑히면서 빙판에서 살아야 했지만 훈련이 끝나면 바로 공부에 매달렸다. 주말엔 대구 집에 내려가 과외수업을 받으면서까지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전명규 전 쇼트트랙대표팀 감독은 “승재는 늘 책과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교수님들과 상의해 진로를 결정할 생각입니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을 다시 준비하고 싶습니다.”

운동과 학업은 병행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이승재라면 해낼 것 같다.

미사와=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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