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토티 플레이메이커 출격

  • 입력 2002년 6월 17일 23시 24분


한국과 8강 진출을 다툴 伊 선수들이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한국과 8강 진출을 다툴 伊 선수들이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AGAIN 1966.’

결전을 앞둔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이 마지막 현장 적응 훈련을 실시한 17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 이탈리아 선수들은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본부석 왼편에 붉은 악마 응원단이 미리 준비해놓은 카드섹션 문구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1966년을 다시 한번’이라는 의미의 이 카드섹션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격파한 것을 이탈리아팀에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붉은 악마 응원단이 미리 준비해놓은 것.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은 이에 대해 “나도 한때 축구선수였지만 축구란 것은 이긴 팀이 질 수도 있고 졌던 팀이 다시 이길 수도 있는 것”이라며 “1966년 당시 경기는 그저 통계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두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한국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듯 선수와 감독의 표정에서는 불안감이 배어 있었다.

이탈리아는 이날 오후 5시반부터 1시간반 동안 러닝과 볼뺏기, 미니 게임으로 현장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경기장 절반을 사용한 미니 게임에서는 비에리와 델 피에로가 투톱을 이루고 토티가 플레이메이커를 맡아 호흡을 맞췄다. 상대편에는 인차기가 스트라이커로 뛰었다. 비에리와 인차기는 순간 돌파와 정확한 슈팅으로 각각 두 골씩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트라파토니 감독은 훈련 이후 비에리의 파트너로 인차기와 델 피에로 중 누구를 기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다들 뛰어난 스트라이커지만 우리 팀에는 빈첸초 몬텔라도 있다”며 선수 기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미니 게임이 끝난 뒤 델 피에로와 토티는 페널티 지역 전방에서 프리킥을 오른발로 차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으며 마테라치는 왼발 프리킥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오른쪽 발목을 다친 주전 수비수 알렉산드로 네스타는 이날 경기장에는 나왔지만 훈련에 참가하지는 않았으며 코치와 함께 경기장을 서너 바퀴 뛰는 정도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트라파토니 감독은 “네스타가 빠른 속도로 회복해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칸나바로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율리아노와 코코, 차네티 등이 기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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