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삼바∼”

  • 입력 2002년 6월 17일 23시 04분


브라질의 두번째골을 성공시키고 있는 호나우두.
브라질의 두번째골을 성공시키고 있는 호나우두.

브라질팀의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관중으로 뒤덮인 일본 고베 윙스타디움. 브라질의 어느 축구경기장인 것 같았다.

4만4000여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한 일본 축구팬들은 ‘삼바축구’ 브라질의 간판스타 호나우두가 후반 42분 ‘원조 붉은 악마’ 벨기에의 거센 추격을 완전히 따돌리는 쐐기골을 터뜨리자 ‘브라질, 브라질’을 연호하며 열광했다.

브라질은 홈그라운드 같은 응원에 보답하듯 ‘영원한 우승후보’의 자존심을 지키며 승리를 거두고 ‘월드컵 5회 우승’이란 금자탑을 향해 한발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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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브라질은 ‘최강의 공격 듀엣’ 히바우두와 호나우두가 득점포를 날리며 펄펄 날고 22세의 신예 호나우디뉴가 현란한 드리블로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이들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 ‘3R 편대’의 가공할 공격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브라질은 이날 전반에만 10개의 슛을 날리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번번이 골대를 빗나가는 불운이 겹치며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막강 공격은 후반 중반부터 발휘됐다. 선제골로 관중석의 열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후반 22분. 페널티지역으로 치고 들어간 호나우디뉴가 살짝 띄워준 볼을 히바우두가 아크 정면에서 장쾌한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흔든 것.

이어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2분. 벨기에가 만회를 위해 공격에 치중해 수비가 허술해진 사이 브라질은 클레베르손의 어시스트를 호나우두가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조별리그 후 “매 경기 골을 넣겠다”고 호언장담한 호나우두는 이날 팀의 두 번째골을 터뜨려 자신의 약속을 지키며 5골로 개인득점 공동선두에 나섰다. 또 팀내 득점 라이벌인 히바우두도 득점왕 타이틀을 호나우두에게 내줄 수 없다는 듯 4골을 기록하며 바짝 추격했다.

브라질의 완승으로 끝나자 일순 경기장은 ‘노란 파도’로 물결을 이뤘고 ‘축구황제’ 펠레와 일본 J리그를 키워낸 인물로 추앙받는 지코 등 왕년의 브라질 축구스타들은 모두 두손을 치켜든 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의 벨기에는 끝내 브라질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으나 이날 마르크 빌모츠와 음보 음펜자를 축으로 경기내내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고베〓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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