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리 “한국팀은 최악의 상대”

  • 입력 2002년 6월 15일 23시 18분


이탈리아의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가 15일 충남 천안 국민은행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연합
이탈리아의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가 15일 충남 천안 국민은행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연합
“한국은 정말 빠른 팀이며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최악의 팀’이 될 것이다.”

8강행 길목에서 한국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칠 이탈리아의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29·인터밀란)는 15일 숙소인 천안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비에리와 함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24·유벤투스), 수비수 크리스티아노 차네티(25·인터밀란)도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비에리와의 일문일답.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본 소감은….

“한국이 대단히 훌륭한 플레이를 펼쳤다. 포르투갈이 9명으로 힘겹게 싸우긴 했지만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한국도 2-0 이상의 스코어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포르투갈도 1-1로 비길 수 있는 찬스가 있었지만 날려버렸다. 한국 선수들은 정말 빨랐고 전체적으로 조직력이 매우 뛰어난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매우 힘든 경기를 펼쳐야 할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한국 선수는 누구인가.

“선수 개개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만 어느 한사람이 아니라 선수 모두가 아주 잘했고 이번 월드컵에서 매우 훌륭한 축구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북한에 0-1로 진 적이 있다. 이번 한국과의 경기를 당시 경기에 대한 설욕전으로 생각하는지.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일어난 일이고,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조차도 잘 모르겠다. 따라서 설욕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 화요일 한국과의 경기가 중요할 뿐이다.”

-홈팀과의 경기여서 긴장감과 압박감이 심할 텐데….

“우리 선수들은 모두 긴장이나 압박에 익숙하다. 중요한 것은 찬스가 생겼을 때 골을 넣는 것이다.”

-현재 팀의 컨디션은 어떠한가.

“주말마다 격렬한 경기를 치렀던 이탈리아 국내리그를 마치자마자 월드컵에 참가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피곤한 상태이긴 하지만 대부분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상이다. 90분간 충분히 뛸 수 있는 상태다. 이번 월드컵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

-멕시코전에서도 심판의 오프사이드 판정 때문에 골을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전에서 심판의 판정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가.

“우리는 3골을 넣었지만 멕시코와 비겼다. 하지만 심판은 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훌륭한 팀이기 때문에 심판 판정과 관계없이 우리가 해온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프랑스나 아르헨티나는 집으로 돌아갔지만 우리는 집에 가고 싶지 않다.”

한편 이탈리아 선수들은 이날 오후 6시반부터 연수원 잔디구장에서 한시간여 동안 몸을 풀고 8명씩 2개 팀으로 나뉘어 미니 게임을 실시했다.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은 직접 선수들 사이에 서서 지시를 내렸으며 수비진영에서 미드필드 진영으로 연결되는 짧은 패스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천안〓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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