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전설만은 아니다”…히딩크 “아직 배가 고프다”

  • 입력 2002년 6월 15일 22시 59분


한국민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세계도, 우리 자신도 놀랐다. 그 힘은 한국축구를 16강에 올려놓았다. 1차 목표는 달성했다.

그러나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한국민의 에너지는 아직 그 끝이 어딘지 아무도 모른다.

18일 한국-이탈리아전은 ‘또 다른 도전’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1차 목표를 이뤘지만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며 이탈리아전에 대한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한국팀의 최대 강점은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다. 거리를 가득 메운 국민의 활활 타는 열정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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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 넘치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강한 몸싸움과 압박으로 상대를 쉴새없이 몰아붙인다.

그러나 뜨거운 열정 뒤엔 차가운 절제가 필요하다. 이탈리아는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더구나 수비를 굳게 했다가 순식간에 전방에 연결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친다. 한국의 한 수 위 팀이 분명하다.

한국은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이탈리아에 2-3으로 졌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66년 잉글랜드월드컵 16강전에선 북한에 0-1로 진 바 있다. 이번 한국-이탈리아전은 66년 상황과 너무도 비슷하다. 당시 이탈리아는 북한을 너무 쉽게 보고 자만했다. 이탈리아는 지금 그 뼈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16강을 이룬 한국축구대표팀은 15일 이탈리아전에 대비해 포르투갈전에서 쌓인 피로를 푸는 회복훈련을 했다.

골키퍼 이운재는 “이탈리아 같은 강팀에서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가 주의해야 할 선수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탈리아를 넘어 8강, 나아가 우승까지 넘볼 만큼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의 결전. 객관적으로는 한국의 열세다. 그러나 당당하게 싸운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설령 경기 결과가 나쁘더라도 더 이상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게 또 하나의 무기다. 마음을 비우면 무엇이든 이룬다지 않는가.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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