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수비’ 3각편대가 뚫는다… 한국, 18일 伊와 16강격돌

  • 입력 2002년 6월 15일 01시 49분


“이제 이탈리아도 넘는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포르투갈을 꺾은 태극전사들의 다음 상대는 또 다른 우승 후보 이탈리아. 그러나 최고조의 상승세를 탄 한국은 이탈리아도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당초 이탈리아가 조 2위로 힘겹게 16강에 진출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탈리아는 힘과 스피드가 탁월한 유럽스타일에 ‘끈적끈적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축구문화를 더했고 ‘빗장수비(카테나치오)’라는 자신들만의 전매특허를 앞세워 역대 월드컵에서 항상 우승후보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예선 전적 1승1무1패가 말해주듯 기세가 많이 꺾였다는 게 중평. 무엇보다도 가장 무뎌진 것은 수비로 이번 대회 들어 파올로 말디니-크리스티안 파누치(알레산드로 네스타와 교대·현재 부상)-파비오 칸나바로가 최종 수비라인을 형성한 이탈리아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3실점을 할 만큼 수비가 불안하다.

날로 위력을 더해가는 ‘설기현-안정환(황선홍)-박지성’의 3각 편대가 충분히 뚫을 수 있는 수준.

이탈리아는 또 상대 공격수의 침투는 물론 미드필드에서 시작되는 깊은 스루패스를 여지없이 차단하던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상대 공격수들에게 자유로운 패스와 슛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했고 측면 돌파에 속수무책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영표 유상철 김남일 송종국을 중심으로 미드필드진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한국대표팀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렇다 보니 수비의 출발점이기도 한 미드필더진의 압박이 덜해지며 수비불안으로 이어졌고 미드필드부터 최종 수비라인까지 빗장이 풀렸다고 할 만큼 허점을 속속 드러냈다.

공격진의 화력도 예전 같지 않다. 득점왕 후보 크리스티안 비에리(3골·인터밀란) 외에는 기대 이하로 세계 3대 공격형 미드필더의 한명으로 꼽히는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가 무득점에 그쳤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최진철-홍명보-김태영의 스리백에다 송종국 이영표까지 순식간에 수비라인에 가세, 5명이 수비축을 형성하는 한국대표팀이 실점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식 토털 사커로 무장, 수비와 미드필드가 한 묶음으로 움직이고 조직력에서 앞선 우리 대표팀으로선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물론 3번이나 월드컵을 차지해 큰 경기에 유독 강한 이탈리아를 얕보면 큰코다칠 수 있다.

인천〓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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