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미국팀 심판과 한 호텔 쓰다니"

  • 입력 2002년 6월 8일 21시 05분


"미국은 되고, 한국은 안된다는게 말이 되느냐."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이 8일 조별리그 상대인 미국팀의 투숙 호텔과 관련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이유는 한국이 연초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사용불가 통보를 받았던 대구 인터불고호텔을 미국이 사용하게 된데다 이 호텔에 심판 등 FIFA 관계자들이 60명 가량 투숙하고 있기 때문.

한국은 대구에서 그동안 숙소로 자주 사용하던 인터불고호텔을 사용하기 위해 올초 FIFA와 접촉했지만 심판 등 FIFA 관계자들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거절했었다.

최근에야 이 호텔을 미국팀이 사용한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히딩크 감독은 "우리는 사용을 못하게 하고 미국엔 방을 내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그 호텔엔 심판들이 묵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미국이 심판을 매수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느냐는 뉘앙스까지 풍기며 발끈했다.

허진 미디어담당관은 "히딩크 감독이 미인대회에 나온 미인후보들이 심사위원들과 한방을 쓰는 격이라고 까지 말했다"며 "관련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관례적으로 심판들과 호텔을 함께 쓰는 것을 피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FIFA가 인터불고호텔을 미국팀 숙소로 승인했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다"면서 "미국측에서 안전을 문제로 인터불고호텔을 고집해 어쩔수 없이 그런 조치를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5월10일 숙소를 인터불로호텔로 확정받았다.

경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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