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전후반90분 美를 압도하라”

  • 입력 2002년 6월 7일 18시 57분


달리는 한국 - 경주=특별취재팀 / 몸푸는 미국 - 하남=특별취재팀
달리는 한국 - 경주=특별취재팀 / 몸푸는 미국 - 하남=특별취재팀

“미국을 잡기 위해선 한발 빨리 움직여라.”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의 ‘미국전 필승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강철체력을 바탕으로 한 한발 빠른 기동력.’ 미국전 승리를 위한 히딩크 감독의 전략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7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한국대표팀 훈련. 히딩크 감독은 평소보다 30분 늦은 오전 11시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미국전 킥오프 시간이 오후 3시반으로 무더위 속에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보통 하루 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가 가장 기온이 높다는 것을 감안한 것. 이날 오전 11시 경주시민운동장의 날씨는 섭씨 32.7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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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내용도 ‘무더위와의 싸움’으로 모아졌다. 오전 11시 조깅으로 몸을 풀기 시작한 선수들은 약 20분 동안 조깅과 스트레칭을 반복했다. 그리고 월드컵이 개막된 후 좀처럼 실시하지 않았던 체력훈련에 들어갔다. 5명씩 4개조로 나뉘어 기본 거리를 20m로 하고 한쪽다리 올려 뛰기, 전력질주, 뒤로 뛰기, 양발 올려 뛰기 후 전력질주 등 더위 속에서도 인터벌훈련을 실시해 스피드와 지구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이어 2개조로 나뉘어 20m왕복달리기 릴레이를 했고 릴레이를 2명, 3명, 4명, 6명씩 손을 잡고 하기도 했다. 체력훈련 시간은 약 20분.

이어 열린 패싱게임은 미국전에 한국선수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보여줬다. 7명씩 3개조로 나뉘어 한 조가 운동장 절반 정도에 벽을 쌓고 있고 나머지 2개조가 그 안에서 볼을 빼앗는 미니게임. 이 게임은 수비팀은 강한 프레스를 해야 하고 공격팀은 공간을 잘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훈련 때마다 하는 것.

"파이팅" - 경주=특별취재팀

하지만 이날은 강도가 평소보다 훨씬 셌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워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돌아다녔다. 히딩크 감독은 “빨리 상대 공격수를 따라붙어라”고 소리치며 ‘맨투맨수비’를 강조했다. 미국 공격수들이 빨라 놓치면 곧 골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훈련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수비하다 공격수를 놓치면 “Oh, No”를 외치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공격팀에 대한 주문도 많았다. 수비팀을 미리 따돌리지 못하고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곧장 질책으로 이어졌다. 히딩크 감독은 몸소 볼을 들고 선수들에게 공간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뒤 공간을 잘 확보한 선수에게 던져주라고 했다. 윤정환이 모처럼 수비팀을 따돌리고 공간을 확보하자 “유니(윤정환 별명) 굿”을 연발했다. 세 팀이 계속 교대로 실시한 패싱게임은 30분 정도 계속됐다.

결국 이날 훈련은 미국전이 스피드의 맞대결로 선수들이 상대보다 빨리 움직여야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히딩크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선수들은 2개조로 나뉘어 슈팅연습을 한 뒤 낮 12시반에 훈련을 마쳤으며 오후엔 휴식을 취했다.

한편 10일 미국전엔 체력이 좋은 ‘젊은피’가 대거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무더운 날씨엔 체력과 정신력의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이에 따라 설기현을 중앙에, 이천수와 박지성을 좌우 날개에 투입해 공격라인을 형성하고 미드필드엔 김남일 송종국 이을용을 투입할 전망. 만일 유상철이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다면 박지성을 중앙미드필더로 빼고 최태욱을 날개로 기용할 수도 있다. 황선홍과 안정환 최용수 등은 ‘조커’로 투입될 전망. 수비라인은 홍명보와 김태영 최진철이 그대로 지킬 것으로 보인다.경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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