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개막식에 참석하는 정상급 인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 피어 찰스 도미니카 총리 등 7명. 왕족 6명과 각료 13명도 참석한다.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 등은 자국 팀의 경기일정에 맞춰 방한한다.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의 방한은 그의 취임 이후 최초의 외국 방문.
6월 중순 이후엔 16강과 8강에 진출하는 국가의 정상들이 전격 방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한꺼번에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몰려들다 보니 정부는 이들에 대한 의전 및 예우로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이들 정상급 인사와 함께 주요 경기를 공동으로 관전하고, 청와대나 경기장에서 약식 정상회담을 갖거나 여러 정상들을 초청해 오찬 또는 다과회를 여는 등 다양한 ‘한국형’ 의전을 계획하고 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프랑스 정부는 정상급과 왕세자 등 극히 일부 VIP에게만 최소한의 의전과 편의를 제공했지만, 우리 정부는 정상급 인사들에게 모두 숙소 및 차량 연락관 수행 등 가능한 성의껏 의전과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의전에 소홀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며 “정상간 회동 때에도 사전에 합의된 의제를 토의하기보다는 상호 관심사에 대해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개인적 친분을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도 30일부터 본격적인 ‘월드컵 외교’ 일정에 돌입해 이날 오전 일본 아키히토(明仁) 천황의 4촌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일본축구협회 명예총재 내외를 만난 데 이어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등 FIFA 회장단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 대통령은 앞으로 한달 동안 거의 매일 2, 3차례의 접견 및 외부행사에 참석하는 등 개최국의 호스트로서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된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