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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29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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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관련한 각종 상품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고 월드컵 응원가가 인기를 끌면서 곳곳에서 응원가를 응용한 기발한 구호들이 등장하고 있다.
월드컵 최고 인기 상품은 역시 응원단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티셔츠인 ‘비 더 레즈(Be the Reds)’. 홍보용으로 무료 배포된 것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30여만장이 팔려나갔다.
서울 중구 E할인매장의 김대식 과장(36)은 “잉글랜드와의 평가전 이전까지는 하루 평균 1500여장이 팔렸지만 잉글랜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뒤부터 하루 평균 4000∼5000장씩 팔리고 있다”며 “일부 매장에서는 물건이 없어 한정 판매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의 모형 인형들도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형을 생산해온 서울 송파구 V업체 정창원 대리(31)는 “한때 대표팀의 성적 부진으로 인형들이 고스란히 창고에 쌓여 있었지만 최근 30여만개나 팔려나갔다”며 “4월부터는 새로운 모습의 인형들을 만들어 팔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관련 서적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교보문고 관계자는 “최근 들어 ‘축구전쟁의 역사’ ‘영원한 리베로’(홍명보 자서전) 등 20여종의 월드컵 관련 신간 서적이 쏟아져 나왔다”며 “축구서적 코너에는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며 관련 서적 매출액도 지난달에 비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월드컵 응원가가 인기를 끌면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월드컵 응원가와 율동을 가르치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월드컵 구호를 응용한 새로운 구호들이 등장하고 있다.
부산 M초등학교 이모 교사(29·여)는 “지난주부터 학생들에게 월드컵 응원가에 맞춰 율동을 가르쳤는데 학생들이 너무 좋아해 학생들이 지루해할 때마다 응원가 등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B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이 붉은 악마의 응원 구호인 ‘대∼한민국 짝짝짝짝짝’을 패러디해 ‘줄∼잘서자 짝짝짝짝짝’을 외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짝∼바꿔줘 짝짝짝짝짝’이라며 장난치기도 했다.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뒤 결혼반지에 키스하는 모습으로 더욱 인기가 높아진 국가 대표팀 안정환 선수의 ‘꽃미남’ 바람도 거세다.
장롱 속에 넣어뒀던 결혼반지를 꺼내 끼고 다니는 유부남들이 늘었고, ‘아름다운 남성’이란 의미의 ‘꽃미남’ 신드롬 때문에 화장품, 패션, 구두, 피부관리, 성형 등 남성들의 자기 관리를 위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부산 L백화점 관계자는 “남성을 위한 잔주름 예방 아이크림, 피부 클렌징, 모공 관리제 같은 기능성 화장품과 목걸이 귀고리 팔찌 등의 액세서리 판매가 지난해보다 35∼45%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손님들에게 축구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대형 TV를 구입하는 가게 주인들이 늘었고 축구공 모양의 케이크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